▲ 17일(현지시각) 폭풍 보리스가 동반한 폭우에 침수된 체코공화국 보후민시.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중부유럽 일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홍수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각) AP통신은 국제 기후단체 세계기상기여조직(WWA) 보고서를 인용해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독일 등 중부유럽 전 지역에 걸쳐 발생한 이례적 폭우 발생 확률이 두 배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중부유럽 폭우는 거대 폭풍 '보리스'가 원인이다. 15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일부 지역에는 단기간에 최대 6개월치 강수량이 쏟아졌다.
기상학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관측 기록상 20년 동안 중부유럽에서 발생한 우천 현상 가운데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각국 피해 집계에 따르면 현재 24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나왔으며 차량 및 주택 침수, 교량 붕괴, 도로 파손 등 상당한 인프라 및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세계기상기여조직은 인류 활동으로 상승한 기온이 중부유럽 폭우 발생 확률을 이전보다 두 배로 높였다고 파악했다. 강수량도 기후변화가 아니었다면 7~10% 적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조이스 키무타이 임펠리얼칼리지 런던 기상학 연구원은 AP통신에 "이번 홍수는 화석연료가 일으킨 지구온난화의 파괴적 영향을 다시금 상기시켰다"고 강조했다.
세계기상기여조직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은 가상 지구에서 이번 폭우의 예상 강도를 측정했다.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는 아직 다른 과학자들의 교차 검증을 받지 않은 상태다.
프레데리케 오토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기상학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어떤 기후조건에서든 가끔씩 기록이 깨지는 모습을 볼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렇게 기록이 큰 격차로 깨지는 현상은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 지구에서밖에 볼 수 없어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