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세계 부국 매년 5조 달러 기후대응 재원 가능, 개도국 지원 충분"

▲ 24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인근 농지에서 수확을 앞두고 태풍 야기로 인한 홍수가 발생했다. 약 1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및 농지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부국들이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부유세를 도입하면 개발도상국 기후대응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지원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비영리단체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부국들이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와 부유세를 동시에 단행한다면 매년 5조 달러(약 6636조 원)에 달하는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2022년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개도국들이 기후대응에 필요하다고 주장한 재원 1조 달러(약 1333조 원)의 약 5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부유세는 올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브라질이 제안한 글로벌 세제 개편안이다. 막대한 부를 보유한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보유한 재산의 2%를 세금을 매기자고 주장한 것으로 독일과 캐나다 등 국가 정부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 분석에 따르면 브라질이 제안한 부유세가 기업과 개인 모두를 대상으로 전면 실시된다면 직접세 약 4830억 달러(약 642조 원)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추가 금융거래세 약 3270억 달러(약 435조 원)에 빅테크, 무기, 명품, 패션 분야에 판매세까지 추가된다면 1120억 달러(약 149조 원)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지정학적 대립을 줄이고 군사 지출 비용을 약 20% 절감한다고 가정하면 약 4540억 달러(약 605조 원) 규모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화석연료 보조금 규모는 약 8460억 달러(약 1125조 원)에 달한다. 각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멈추고 화석연료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량에 기반한 환경 분담금까지 매기면 약 6180억 달러(약 822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모두 더하면 매년 5조 달러에 달한다.

로리 반 데어 부르크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 공공재무 리더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로부터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는 세계 부국들이 먼저 나서서 이런 약속을 실천할 때가 됐다"며 "세계 부국들은 기후 대응을 위해 정당한 몫을 국내외 가리지 않고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올해 11월에 개최되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핵심 안건이 세계적 친환경 전환 추진을 위한 기후재무 확보인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 데어 부르크 리더는 "세계 부국들은 화석연료 산업을 끝냄으로서 충분히 수조 달러에 달하는 기후 재무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오염 원인을 제공한 이들이 돈을 내고 불공평한 재무 규정들이 개선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