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6월 로이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경제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해선 안 된다는 견해를 내놨다
23일(현지시각)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바이든 정부의 기후 정책을 폐지하려는 행위는 우리 스스로를 자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랜홈 장관은 “IRA는 미국 국내에 5천억 달러(약 667조 원)가 넘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미국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제조업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줬다”며 “트럼프가 IRA를 폐지하려는 행위는 미국 공장들의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자국 이전)과 에너지 자립성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공약으로 IRA 폐지를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다른 외신들과 인터뷰에서도 여러 차례 IRA를 폐지하면 세액공제로 지급해야 했던 예산을 돌려 다리와 도로 등 미국인들이 필요한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랜홈 장관은 “(IRA를 폐지해) 굳이 중국에 우위를 다시 내줄 이유가 없다”며 “IRA는 미국의 높은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춘다는 지정학적 관점에서 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동맹국들은 필수 광물 자원, 태양광 패널, 이차전지 등에 있어 하나의 주요 공급원 한 곳에 의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이번 달 초 뉴욕시를 방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개연설에서 “(IRA는) 우리를 진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시켜놨다”며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한 법이라고 잘못 명명된 법 아래 집행되는 예산을 모두 정상적인 곳에 투자될 수 있도록 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랜홈 장관은 “IRA를 해체하려는 행위는 정치적 과실이 될 것”이라며 “IRA 아래 계획된 투자를 보면 약 70%가 공화당 관할 지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은 마이크 존슨 공화당 대변인 앞으로 IRA 폐지에 반대하는 공동서한을 제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 시행되면서 미국 화석연료 산업이 부진을 겪고 있따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랜홈 장관은 이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랜홈 장관은 “미국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 시절보다 더 많은 채굴 허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부가 올해 초에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정제소 건설 허가를 중단한 이유는 업계가 지난해와 비교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나오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보고서에 따라 업계 운영 방향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