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콘솔 게임업체 '빅3'가 신제품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주목도가 높은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닌텐도 차기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11월 7일 출시를 겨냥해 최근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PS)5 프로’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월 15일 서비스에 들어가는 ‘엑스박스 시리즈 S/X’의 새 모델이 가격 대비 성능이나 기술적 혁신 측면에서 소비자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면서다.
 
기대 밑돈 'PS5 프로'와 '엑스박스 X·S', 닌텐도 차기 콘솔게임기에 쏠리는 눈

▲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에 있는 소니 본사 '소니시티'. <비즈니스포스트>


15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세계 콘솔 게임기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가운데 2곳의 신제품 출시가 예고됐지만, 시장 반응은 썩 긍정적이진 않다.

SIE는 지난 10일(현지시각) PS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기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PS5 프로의 외관, 성능, 가격 정보, 출시일 등을 공개했다. ‘PS4’와 ‘PS5’ 제작을 주도한 마크 서니 수석 설계자가 제품 설명회 진행을 맡았다.

서니 수석 설계자는 PS5 프로의 성능적 개선 사항으로 더 커진 그래픽처리장치(GPU), 진보된 레이트레이싱(실사적 광원 구현), 인공지능(AI) 기반 업스케일링(해상도 향상)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GPU는 전작인 PS5보다 연산 유닛과 메모리를 각각 67%와 28% 증가시켜 렌더링 속도를 최대 45% 향상시켰다”며 “레이트레이싱 계산 속도와 프레임레이트(초당 이미지 표시 수)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고 했다.

성능 개선 사항을 소개할 때까지만 해도 긍정적이었던 반응은 프레젠테이션 후반부에 가격 정보가 공개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PS5 프로의 국내 출시 가격은 111만8천 원으로, 이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디지털 에디션 가격이다. 기존 PS5 디지털 에디션의 초기 출시 가격보다 약 2.24배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디스크 드라이브와 받침대를 추가로 구매하면 가격은 130만 원까지 올라간다.

북미 게임 전문 매체 'IGN'이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서 약 7만2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5%(약 4만7천 명)가 가격이 너무 비싸 PS5 프로를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영국 게임 매체 게임스인더스트리비즈의 크리스토퍼 드링 대표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SIE는 충성 고객을 겨냥해 PS5 프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PS5 프로가 감소하고 있는 콘솔 게임기 판매량을 뒤집을 만큼 혁신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MS 엑스박스 새 제품도 이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MS가 지난 6월10일 공개한 세 가지 모델은 사실상 2020년 출시한 엑스박스 시리즈 S/X에서 크게 변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모델보다 SSD 용량이 1테라바이트(TB) 커진 ‘엑스박스 시리즈 X 갤럭시 블랙 에디션’ 모델에 100달러(약 13만3630원)의 추가 가격만 붙었다.

미국 게임 전문 매체 더게이머는 “MS는 2028년 출시가 예정돼 있는 엑스박스의 차세대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이같은 제품이 잘 팔릴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단순 용량 추가는 콘솔 게임기 구매 욕구를 자극할만한 변화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엑스박스 사업을 축소하려는 듯한 MS 행보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12일(이하 현지시각) “MS는 올해 안에 엑스박스 관련 개발자 650명을 추가로 해고할 것”이라며 “지난 1월 1900명의 엑스박스 직원을 해고하고, 5월에 산하 개발사 ‘베데스다’의 여러 스튜디오를 해산시킨데 이어 세 번째 감원”이라고 보도했다.

MS가 지난 11일 내놓은 콘솔용 ‘스탠다드 게임패스’ 요금제도 엑스박스 효용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게임패스란 MS가 제공하는 게임들을 구매 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월정액 게임 구독 서비스를 말한다.

PC 요금제인 ‘PC 게임패스’는 월 9500원에 MS의 최신 게임(데이원)과 수백 가지 게임을 제공받을 수 있는 반면 ‘스탠다드 게임패스’는 월 1만19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최신 게임은 제공되지 않는다.
 
기대 밑돈 'PS5 프로'와 '엑스박스 X·S', 닌텐도 차기 콘솔게임기에 쏠리는 눈

▲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왼쪽),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새 모델 3종(가운데), 닌텐도의 스위치. <각사>

콘솔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가장 많은 독점 게임 타이틀을 보유한 닌텐도로 쏠리고 있다. 

앞서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대표이사는 지난 5월7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2025년 3월까지 차기 기종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일정이나 정보가 공개된 건 없다.

미국 IT매체 ‘엔가젯‘은 12일 “일반적으로 9월에 열렸던 ‘닌텐도 다이렉트’가 올해는 8월 27일에 진행됐고, 9월은 도쿄 게임쇼가 열리는 등 일본 게임 업계에서 중요한 달”이라며 “닌텐도 조립업체인 ‘호시덴’의 생산 장비 지출이 최근 급증한 점 등을 미뤄보면 9월 차기 스위치 제품이 공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출시 시점과 함께 신규 기종 사양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은 닌텐도가 차기 스위치 전용 게임에 엔비디아 DLSS(해상도 향상과 프레임 보간)나 레이트레이싱 같은 요소를 통한 성능 향상을 지원할 것이라는 점이다.

영국 게임 매체 유로게이머와 미국 게임 매체 비디오게임크로니클은 “닌텐도는 지난해 게임스컴 2023에서 선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차세대 기종을 활용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며 “최근 비공개로 여러 기술적 개선점이 드러나는 기술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제품을 언제 공개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소니와 MS 새 콘솔 게임기가 이용자들을 실망시킨 상황은 닌텐도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콘텐츠 매체 스크린랜트는 “닌텐도는 현재 너무나도 긍정적 상황에 놓여있다”며 “사람들이 닌텐도에 PS5 프로만큼의 고성능을 요구하지 않는 만큼 출시가격이 과도하지 않고, 제품 출시가 또다시 연기되지만 않는다면 계속해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