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더욱 절실해진 해외 인프라 수주, GICC서 "민관 협력 필수" 한목소리

▲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2024년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 개막식에서 북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건설 분야 해외 진출 60년을 맞아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해외 인프라 수주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 건설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해외 시장, 특히 안정적 사업성을 지닌 인프라 부문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공공기관장들은 해외 인프라 수주를 위해 민관협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이를 통한 해외 인프라 수주 사례와 방안들을 제시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2024년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북 공연과 함께 막을 올렸다.
 
[현장] 더욱 절실해진 해외 인프라 수주, GICC서 "민관 협력 필수" 한목소리

▲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GICC 2024 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부터 사흘 동안 고위급 다자회의, 고위급 양자면담, 해외 고위급-국내 CEO 면담 등 해외 발주처와 국내 기업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각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 설명회와 협력 논의가 이뤄진다.

이번 GICC에는 30개국 약 50개 기관의 주요 외빈을 포함해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도 대한민국의 주택, 도시, 철도, 항공, 특수금융 등을 책임지는 공기업의 CEO들과 민간기업 CEO들이 총출동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건설 부문 해외 진출 60년을 맞이하는 지금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80억 명에 이르는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100억 명으로 증가하고 도시 인구 비율도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인구가 늘어나면 집과 도시가 필요하고 도시는 물과 전기 등의 인프라 시설이 필요한데 이는 곧 전세계적으로 인프라 시장이 확대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앞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며 “많은 경험과 노하우, 첨단 기술력을 갖춘 대한민국은 셰계 각국과 더 많은 협력을 이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더욱 절실해진 해외 인프라 수주, GICC서 "민관 협력 필수" 한목소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GICC 2024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기조연설을 맡은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지정학적 긴장, 강대국 국제 관계 등으로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민관이 힘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금융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인프라 개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현재 금융 및 자본 조달의 복잡성이 증가해 국가가 자본을 제공하고 민간은 사업을 진행하는 전통적인 금융모델로는 충분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고 바라봤다.

이어 “다양한 금융 모델을 활용해 더 많은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원활한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해서는 프로젝트 리스크 감소를 위한 민관협력이 필수적이다"고 판단했다.
 
[현장] 더욱 절실해진 해외 인프라 수주, GICC서 "민관 협력 필수" 한목소리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GICC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개막식 이후 이어진 고위급 다자회의에서는 국내 공공기관들이 직접 나서서 민관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은 해외건설 투자개발사업(PPP)를 지원하기 위해 KIND가 마련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경제혁신파트너십프로그램(EIPP)이다. EIPP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하고 KIND를 비롯해 4개 공공기관에서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책분석, 자문, 타당성조사, 협력 사업 발굴 등을 제공해 대상 국가에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지원한다.

이 사장은 “KIND는 인도네시아 누산타라 신도시 이전과 관련해 계획 수행을 맡아서 한국의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이전과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 등 종합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도시계획수립사업(KCN)도 KIND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KIND는 한국형 스마트시티 개발을 희망하는 국가에 마스터플랜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KIND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합쳐 13개 국가에서 49개 사업을 지원해 왔다. 대표적 사례로는 필리핀 클락프리포트존 스마트시티사업이 언급됐다.

KIND는 타당성 조사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3년 말까지 37개국, 77개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시행했다.

이에 더해 KIND는 특수목적(SPC) 법인 지분 투자, SPC 회사채 인수, SPC 펀드 투자 등을 통해 PPP 사업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투자 승인 실적을 전부 합치면 13개국, 24개 사업, 6억2천만 원에 이른다.
 
[현장] 더욱 절실해진 해외 인프라 수주, GICC서 "민관 협력 필수" 한목소리

▲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GICC 2024 고위급 다자회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순영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경협증진자금(EDPF) 등 PPP사업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금융상품을 설명했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경제 발전 지원, 한국과의 경제교류 증진 등을 목적으로 정부가 직접 조성한 정책 기금을 뜻한다. 반면 EDPF는 한국 수출입은행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재원을 통해 지원하는 원조자금이다.

아울러 정 부행장은 EDCF, EDPF 외에도 PPP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적개발원조(ODA)도 아니고 전통적 방식도 아닌 새로운 방식의 금융 모델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재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역균형본부장은 LH가 주관한 도시 개발 사례 등을 설명하며 인프라 시장 진출을 돕는 LH의 역량을 자랑했다.

신도시 및 산업단지 조성, 세종 행정복합도시·혁신도시 사업 등이 소개된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내용은 베트남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시개발협력프로그램(UGPP)이다.

김 본부장은 UGPP 사업이 단순히 베트남에 한국의 경험을 살린 맞춤형 도시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민간과 협력 플랫폼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LH는)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에서 UGGP 시범 사업을 추진하는 것 외에도 UGGP를 민간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라며 “대우건설이 베트남에서 추진하고 있는 ‘타이빈 신도시 프로젝트’를 UGGP 사업화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