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 미완성 AI'는 기회, 갤럭시AI 확산으로 확실한 승기 잡을까

▲ 애플이 10일 공개한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가 '미완성 AI'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AI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더 많은 기기에 갤럭시AI를 탑재하며 AI 스마트폰 시장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와 함께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지만 ‘미완성 AI’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정식 버전 출시가 지연됐으며, 주요 기능들은 2025년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다국어 지원 역시 내년으로 미뤄졌다. 공개된 개발자용 AI 인텔리전스 버전 완성도마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의 AI가 채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갤럭시AI 사용자를 대거 늘려 확실한 승기를 잡을 기회를 얻게 됐다.

제프리 A. 파울러 워싱턴포스트 분석가는 10일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애플의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라며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과 성능의 균형이 잡힐 때까지 아이폰16 구입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평가했다.

애플 인텔리전스 완성도 부족으로 새로운 아이폰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인 것이다.

실제 여러 외신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개발자에게 제공된 버전 기준으로 배터리 성능, 요약 기능, 카메라 AI 등에서 부족한 완성도를 보였다.

우선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속 사용하면 배터리가 4시간 빠르게 소모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폰 AI가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포함된 모바일 프로세서(AP)를 작동해 전력 소모가 커지는 것이다.

큰 용량의 배터리 업데이트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16 프로맥스 모델이 아니라면 대부분 아이폰 기기는 부족한 배터리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 인텔리전스를 소개하며 대표적 기능으로 설명한 ‘메일 요약’도 부족함이 드러났다.
 
삼성전자 '애플 미완성 AI'는 기회, 갤럭시AI 확산으로 확실한 승기 잡을까

▲ 워싱턴 포스트 실험 결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으로 소개한 메일 요약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는 '트럼프가 월츠의 지지에 '영광'이라 말했다'는 내용의 원본 메일과 아래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트럼프가 월츠를 지지한다'고 잘못 요약한 내용.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 실험 결과 ‘트럼프가 월츠의 지지에 영광이라 말했다’는 내용의 메일을 애플 인텔리전스는 ‘트럼프가 월츠를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잘못 요약했다.

카메라 AI에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개발자들이 애플 인텔리전스로 인물을 남기고 배경을 제거하는 기능을 사용했지만, 머리까지 배경으로 인식해 제거해버린 것이다.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도 지연되고 있다. 아이폰16은 오는 20일 한국을 포함한 59개 국가에서 판매가 시작되지만, 애플 인텔리전스는 한 달 뒤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10월 출시되는 버전도 영어만을 지원하는 베타(테스트) 버전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부터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어 지원 시기는 미정이다.

소비자들이 기다려온 대부분의 AI 기능은 내년에 공개된다.

미국 IT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애플의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이미지 완드’, ‘젠모지’, ‘시리2.0’ 등 주요 기능들이 2025년 봄에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자리 잡지 못한 틈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애플 AI가 도입되기 전, 삼성전자는 다양한 기기에 갤럭시AI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삼성의 AI 생태계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애플 미완성 AI'는 기회, 갤럭시AI 확산으로 확실한 승기 잡을까

▲ 삼성전자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본격 적용되기 전, 대규모 갤럭시AI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갤럭시AI 생태계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는 아이폰16이 공개된 10일 대규모 갤럭시AI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기를 알려주지 않았던 이전 삼성전자 모습과는 다른 것이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애플과 모바일 AI 경쟁에서 우위를 빼앗으려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의도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갤럭시Z 폴드6와 플립6에만 제공된 △실시간 번역 △음성 녹음 대본 △AI 문구 추천 △AI 이미지 생성 등 기능이 갤럭시S24 모든 시리즈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며칠 뒤엔 2023년에 출시된 모든 프리미엄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같은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연말에는 2022년에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 갤럭시Z 폴드4와 플립4, 갤럭시탭S8에도 갤럭시 AI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갤럭시AI의 일부 기능은 올해 출시된 보급형 갤럭시A 모델에도 장착된다.

애플이 AI 탑재를 아이폰15 프로 모델 이상만 가능하도록 한 것과 달리, 다양한 모델에 갤럭시AI를 제공하며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AI 스마트폰은 전체 스마트폰 가운데 1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연평균 63%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8년엔 54%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