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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럼에도 증권가 '저가매수' 외치는 이유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4-09-09 16: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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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크게 순매도하며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주들의 중장기 주가 상승이 가능할 거라며 저가매수를 외치고 있다.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역사적 저점까지 낮아졌다는 점, 반도체업종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점, 인공지능(AI)산업 기대감이 살아있다는 점 등이 저가매수를 지지하는 주요 근거로 꼽힌다.   
 
외국인 순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럼에도 증권가 '저가매수' 외치는 이유
▲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 주가가 내리고 있으나 증권가에선 저가매수에 무게를 싣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2조151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랐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조575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투자자 순매도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SK하이닉스도 개인투자자는 4984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3309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주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2일)를 제외하고 연속 하락마감했다. 이날 역시 하락 마감하면서 52주 신저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렸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지난 한 주 동안 하루(4일)를 빼고 모두 하락마감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가 크게 내리고 있음에도 개인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증시 주도업종인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타격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들은 대부분 부진했다.

미국 8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7.2로 발표되며 시장 전망치 47.5를 밑돌았다. 미국 7월 구인 건수도 767만3천 건으로 전월보다 23만7천 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 8월 비농업 고용은 14만2천 명으로 시장 전망치(16만5천 명)를 크게 밑돈 것으로도 나타났다.

경기침체를 판단하는 척도인 샴의법칙 수치도 이에 따라 기존 0.53%포인트에서 0.57%포인트로 악화했다.

미국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지난 한 주 약 12%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외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 미국정부가 엔비디아를 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기로 하는 점도 AI 반도체주 투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연말을 지나면서 반도체주에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거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점매수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2010~2022년 구간 동안 반도체주의 코스피 대비 주가 부진의 폭은 16~24%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2015년말 시점에서 반도체주는 코스피보다 23% 정도 부진했는데 이 때를 기점으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2018년에는 16% 수준의 상대적 부진을 기점으로 반등했으며 2021년 말에도 18% 정도 부진하다가 반등했다.

현재 반도체주의 코스피 대비 부진 정도는 16.7% 수준으로 이제 반등을 모색할 만한 구간이라는 것이다.

반도체업종의 영업이익률 추정치가 지속해서 상승 추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도체업종 영업이익률은 내년 2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선행 지표를 통해 보면 반도체 주가는 올해 겨울쯤 다소 안정될 것으로 나타난다”고 내다봤다.

생성형AI에 대한 기대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AI 서버에 대한 투자규모가 단기간 내 축소될 가능성은 낮다”며 “주요 빅테크들의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 생산역량의 2배를 상회하는 가운데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AI서버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챗GPT 외 대규모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또는 애플리케이션 역시 개발 중에 있기 때문이다”고 바라봤다. 

애플의 아이폰16 신제품 공개와 화웨이 트리폴드 스마트폰 출시 등도 반도체주 기대감을 반등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공급망의 향후 전망치는 여전히 양호하거나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시장의 과잉반응은 매수기회를 제공해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81조7천억 원과 11조8천억 원을 올려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7.2%, 19.7%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고도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수혜가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수요 모멘텀을 겨냥한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며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인 3나노미터 루빈이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성장을 이끌 것이며 애플의 AI가 핸드폰용 HBM 시대를 개화시키면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순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럼에도 증권가 '저가매수' 외치는 이유
▲ SK하이닉스는 일본 키옥시아 상장이라는 호재를 앞둔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핵심 수혜주로 평가되는 SK하이닉스의 반등도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올해 4분기부터 신제품인 HBM3E 12Hi를 공급하면서 업종 내에 차별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옥시아 상장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키옥시아는 낸드시장 점유율 12.4%로 세계 3위다. 올해 10월 상장을 목표로 최근 도쿄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를 신청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키옥시아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환사채를 통해 향후 지분율을 최대 34%까지 늘릴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키옥시아는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로 낸드 신규라인 증설과 기존 생산라인 전환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상장 뒤 지분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동시에 지분 보유를 통한 키옥시아와 전략적 협력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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