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와 갈등을 벌였던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애초 하이브가 민 대표와 맺었던 주주간 계약에 따라 대표직을 보장해야 했지만 최근 해당 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자연스레 물러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 전격 퇴진,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는 유지

▲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사진)이 하이브와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면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어도어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어도어는 “김 신임 대표는 다양한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관리 전문가”라며 “앞으로 어도어의 조직 안정화와 내부정비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도어는 이번 새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도 진행한다.

어도어 관계자는 “다른 모든 (하이브)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돼 왔던 것으로 그동안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이사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해왔다”며 “이번 인사와 조직 정비를 계기로 어도어는 뉴진스의 성장과 더 큰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회를 장악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대표이사가 교체된 것이다.

어도어는 5월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민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기존 사내이사 2명을 해임하고 새 사내이사 3명을 선임했다.

당시 어도어 사내이사로 합류한 인물로는 이번에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와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 등이다.

일반적으로 이사회에서 과반수 이사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동의가 있으면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물론 민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 사내이사로 활동하며 뉴진스 프로듀싱 등 기존 업무를 이어간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 전격 퇴진,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는 유지

▲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가운데)가 5월31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애초 하이브와 민 대표 사이에 주주간 계약에 따라 하이브는 민 대표가 5년 동안 대표이사로 재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최근 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가 8월 공개한 반기보고서에는 "하이브는 어도어의 지분투자와 관련해 비지배지분 20% 일부에 대해 풋옵션을 부여하는 주주간 약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일부 주주를 대상으로 주주간계약을 해지했다"며 "이와 관련해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해 현재 계류 중에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 어도어 경영권 탈취 논란을 두고 대립해왔다. 

하이브가 올해 4월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감사에 들어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민 전 대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막말을 쏟아내며 하이브와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뿐 아니라 하이브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민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와 관련해 민 대표는 법원에 하이브가 자신의 대표이사 해임 안건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도록 막아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내기도 했다.
 
당시 민 대표는 5월31일 어도어 임시주총이 끝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분쟁은 직위나 돈 욕심 등의 요인은 아니였다”며 “지금도 사실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뉴진스라는 팀으로 저와 뉴진스 멤버들이 이루고 싶은 비전을 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