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업계가 미국 대선 정치자금 절반 지원, 산업 전환점 될 가능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7월27일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가상화폐 기업들이 올해 미국 대선과 연방의회 선거에 쏟아부은 정치 기부금이 다른 업계에서 들인 기부금 전체 규모와 맞먹는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비영리 단체 퍼블릭 시티즌 집계 자료를 인용해 “가상화폐 업계에서 올해 선거에 투자한 자금은 1억1900만 달러(약 1572억 원)”라고 보도했다. 

이는 현지시각으로 11월5일 열리는 미국 대선 및 상하원 의원 선거에 투자된 전체 기부금 2억4800만 달러(약 3279억 원) 가운데 48%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거래소 코인베이스 및 암호화폐 리플을 운영하는 리플랩스가 정치자금 기부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블릭 시티즌은 정치 기부금 출처를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후보들로부터 암호화폐에 우호적 의견을 키우고 회의적 반응은 줄이려는 차원에서 기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가상화폐에 긍정적인 입장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대선 운동 기간이었던 2019년에는 비트코인을 두고 “변동성이 크고 실체가 없다”라며 비판했는데 이번 대선에선 입장이 바뀐 셈이다. 

가상화폐 전반에 미 당국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이러한 기부가 행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때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하고 샘 뱅크먼-프리드 창업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을 계기로 관련 조사들이 줄지은 가운데 이를 막아보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코인베이스 또한 증권법과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소를 당했다. 리플랩스도 수년 동안 리플의 증권성 인정 여부를 두고 법적 싸움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법망을 회피한다는 이유로 조사 받는 암호화폐 업계에 이번 대선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