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상품을 크게 늘리면서 체질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교보생명은 상반기 업계 ‘빅3’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손익이 증가했다. 조 대표의 제3보험(건강보험 등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는 보험)시장 집중 전략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건강보험 확대 전략 성공적, 조대규 제3보험 집중해 수익성 높인다

▲ 조대규 교보생명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상반기 보험 수익성을 개선했다. 사진은 조 각자대표가 3월25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교보생명>


21일 신용평가사 분석 등을 종합하면 교보생명은 하반기에도 전속설계사 중심의 판매 채널을 활용한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교보생명은 2022년 유동성 관리를 위해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상품 영향으로 보험수익성이 업계 평균과 비교해 열위를 보였다”면서도 “다만 최근 보장성 신계약 확대로 보험계약마진(CSM)이 순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보험 수익성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교보생명은 실제 손실계약 관련 비용 감소, CSM 상각액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부터 보험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상반기 전체로도 보험손익 3천억 원을 내면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62.9%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보험손익이 각각 15.9%, 14.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의 보험사업 체질개선 성과는 수입보험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입보험료는 일정 기간 또는 일회계연도에 벌어들인 보험료를 말한다.

교보생명은 2023년 말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보장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26.16%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36.89%로 높아졌다. 올해 들어 보장성 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이 10.73%포인트 확대됐다.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상반기 보험본업 호실적은 의미를 지닌다. 본업 이익체력이 강화되면 교보생명이 지주 전환 과정에서 손해보험사 등을 인수하는데 쓸 자금 마련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존 생명보험시장에서 성장 한계를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조 대표는 올해 교보생명 대표에 취임한 직후부터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한 보장성 보험사업 확대에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특히 교보생명은 건강보험과 간병보험 등 제3보험 분야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교보생명이 새롭게 선보인 건강보험 상품만 9종류에 이른다. 2023년 같은 기간 건강보험 신규 상품의 3배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건강보험 상품을 다각화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건강보험시장에서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손해보험사와 경쟁이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지난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손보사, 생보사 할 것 없이 보장성 보험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보장성 보험이 미래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CSM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보험은 보장성 보험 가운데서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사망 담보를 포함하는 종신보험보다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교보생명 건강보험 확대 전략 성공적, 조대규 제3보험 집중해 수익성 높인다

▲ 조대규 대표는 올해 3월 교보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돼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과 각자대표체제를 이루고 있다.


조 대표는 올해 3월 교보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돼 신 회장과 각자대표체제를 이루고 있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장기 전략과 기획 등 미래 먹거리 전략 추진에 힘쓰고 조 대표는 보험본업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역할을 맡았다. 

조 대표는 취임사에서 “현재 생명보험산업은 성장성이 정체되고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보험사업 담당 대표로서 기존 보험사업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사범대와 상명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36년 동안 교보생명에서 일했다. 

조 대표는 1989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영업 현장을 담당하는 FP본부장, 계성원장(연수원장), 영업교육팀장, 전략기획담당, 경영기획실장 겸 인력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4년 3월 교보생명 대표에 선임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고객 누구나 평생 건강을 지키며 균형 있는 보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종신보험, 연금보험뿐 아니라 건강보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올해 암보험, 뇌·심장보험, 종신보장 건강보험, 맞춤형 종합건강보험, 유병자 건강보험, 암·간병보험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건강보험 상품 라인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