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넥슨이 중국에서 횡스크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의 흥행 등 해외 매출이 호조를 보이며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선 주력 게임들 타격에 역성장했다. PC와 모바일 부문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들었다.
 
넥슨 해외서 날았다,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여파로 국내에선 고전 지속

▲ 넥슨이 해외에서 호조로 2분기에 호실적을 냈지만 국내에서는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의 여파로 부진했다.


특히 PC 역할수행게임(RPG) ‘메이플스토리’와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라시아전기’의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넥슨은 국내 주력 게임의 운영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 2분기에 이어 하반기도 국내 매출이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흐름에는 서비스 21년 째를 맞은 넥슨의 대표 RPG 메이플스토리에 터진 ‘확률 조작 사건’이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확률 조작 사건이란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의 유료 성장 재화인 '큐브'의 확률을 이용자에 불리하게 여러 차례 조작해온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2024년 1월3일 드러난 사건을 말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넥슨에 약 11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이용자들은 개별 소송과 단체소송을 진행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8월14일 소송에 참여한 5674명에 총 11억 원 상당의 보상을 지급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보상 대상이 잠정 피해자인 80만 명까지 확대되면 총 보상 추정액은 217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통계를 내는 사이트 ‘메애기’에 따르면 올해 1월4일 51만8천 명 정도를 기록했던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수는 확률조작 사건을 기점으로 하향세를 그리며, 올 8월15일 기준 28.6% 감소한 37만 명을 기록했다.

넥슨이 해마다 메이플스토리로 최소 5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온 만큼, 이용자 이탈에 따라 상당한 매출 감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출시 당시 넥슨의 주요 모바일 수익원이자 크로스플랫폼으로써 PC 게임 수익까지 끌어올렸던 프라시아전기도 매출 기세가 꺾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게임은 지난해 3월30일 정식 출시 후 2달여 만에 누적 매출 1천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매출 순위가 지속 하락했다.

앱 분석 서비스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4월 구글플레이스토어 4위, 애플 앱스토어 7위를 차지했던 프라시아전기 매출 순위는 2024년 7월 구글플레이스토어 67위, 애플 앱스토어 70위를 기록했다.

MMORPG 경쟁작이 다수 출시되고 RPG의 인기가 계속해 줄어드는 추세에 따라 매출이 지속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에 전체 모바일 게임 매출에서 75.2%를 차지하던 MMORPG는 2024년 상반기에 그 비중이 56.2%로 떨어졌다.
 
넥슨 해외서 날았다,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여파로 국내에선 고전 지속

▲ 넥슨의 지난 1년 간 국내 게임 매출 현황. <넥슨>


MMORPG의 매출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 넷마블의 ‘아스달연대기:세개의세력’과 ‘레이븐2’ 등 같은 RPG 장르 작품이 계속해서 쏟아지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메이플스토리, 프라시아전기 등 2종의 게임 외에도 넥슨의 PC와 모바일  주력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회사는 올 2분기 국내에서 매출 4458억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1%. 올해 1분기 대비 14.8% 감소한 것이다.

넥슨의 국내 매출은 3분기에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 올해 3분기 국내 매출을 지난해 3분기보다 33% 감소한 4636억 원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PC 부문은 2023년 3분기에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게임이 많은 만큼,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모바일도 프라시아전기와 다른 게임들이 부진하며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회사는 2분기 해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7.4% 증가한 6713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중 중국 매출만 5142억 원(76.5%)이다. 중국 게임 전문지 '게임룩'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은 2분기 중국에서 3586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해외 시장에서 PC와 모바일 게임 모두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시장이 포화된 만큼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