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봉권 이석기 교보증권 각자 대표이사 사장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기대감을 키웠다.

박봉권 이석기 대표는 하반기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으며 종투사를 향해 더욱 빠르게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박봉권 이석기 교보증권 흑자전환 성공, 수익성 다각화로 종투사 '쾌속 전진'

박봉권(왼쪽), 이석기 교보증권 각자대표이사가 올해 상반기 실적반등에 성공하면서 종투사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보증권>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50억 원, 순이익 411억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에는 영업손실 170억 원, 순손실 72억 원을 내며 적자를 봤으나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영업이익은 751억 원, 순이익은 73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59%, 55%가량 늘어났다.

실적 개선은 종투사 진입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는 박봉권 이석기 대표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종투사 진입은 교보증권뿐 아니라 교보그룹 자체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지난해 8월 교보증권에 2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종투사는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을 충족한 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종투사가 되면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이 가능해지고 기업대상 신용공여 한도가 100%에서 200%로 늘어나는 등 기존 중소형 증권사 딱지를 떼고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선 유상증자 등을 통한 외부의 자본 확충만큼이나 자체적 실적 개선도 중요한데 교보증권은 지난해 부동산사업에 발목을 잡혔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분기 순이익 541억 원을 낸 뒤 2분기 순손실을 냈고 3분기와 4분기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익 규모는 각각 129억 원과 77억 원으로 크지 않았다. 

교보증권이 상반기 부동산 충당금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점은 향후 실적 흐름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이 밖에 채권금리 하락도 힘을 보탰는데 향후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교보증권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올해 2분기말 기준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9천억 원대로 여전히 종투사에 진입하기 위해선 1조1천억 원가량이 모자르다.

종투사 진입을 노리는 다른 증권사들과 경쟁도 부담 요인으로 여겨진다.

기존에 교보증권과 대신증권이 10번째 종투사 자리를 두고 경쟁했으나 대신증권이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며 시장에서는 사실상 10번째 종투사 자리를 대신증권이 꿰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교보증권은 11번째 종투사 진입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인데 새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야심차게 같은 타이틀을 목표로 내걸고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현재 1조1500억 원 수준으로 교보증권에 미치지 못하지만 거대 금융지주의 전폭적 지원이라는 후광을 등에 업고 있다.

이에 박봉권 이석기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새 수익원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400조 원 규모에 이르는 퇴직연금사업 진출이 대표적이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19일 코스콤의 제22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하면서 퇴직연금 서비스 출시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이번 테스트베드는 인공지능(AI) 퇴직연금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교보증권과 교보DTS가 합작해 진행했다. 

ETF형 퇴직연금과 알파형 알고리즘 두 종이 심사를 통과했는데 이들은 지난해 12월11일 운용공시 이후 약 7개월 동안 각각 최고 누적 수익률 24.02%, 최고 수익률 19.30%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달 13일 중형급으로 평가받는 교보16호스팩이 상장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은 그동안 스팩을 통한 IPO에서 강점을 보여왔는데 16호스팩은 올해들어 처음 상장한 스팩이다. 수요예측 경쟁률 1085.71대 1, 공모청약 경쟁률 329.58대 1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현재도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박봉권 이석기 교보증권 흑자전환 성공, 수익성 다각화로 종투사 '쾌속 전진'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오른쪽 네 번째)가 8월1일 싱가포르에서 SBI디지털마켓츠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교보증권> 


토큰증권(STO)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전환 고삐도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교보증권은 이달 1일 SBI디지털마켓츠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디지털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SBI디지털마켓츠는 일본 금융 대기업 SBI 그룹의 싱가포르 현지법인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및 유럽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명품, 콘텐츠 등 대체자산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STO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혀뒀다.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종투사에 한발 더 다가간다면 박봉권 이석기 각자대표체제도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박봉권 대표는 서울대 법과대학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주식·채권 운용업무를 맡았다. 이후 아이투자신탁운용, 피데스자산운용, 국민연금공단을 거쳐 2010년 교보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 본부장 전무에 선임됐다.

2011~2019년 다시 교보생명에 몸담았다가 2020년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석기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했다. 1993년부터 교보생명에 몸담다 2018년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2021년 1월 교보증권 상임고문으로 옮긴 뒤 같은해 3월 교보증권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