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CATL이 헝가리에 짓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키운다. 사진은 중국 쓰촨성 청두에 10일 개장한 CATL 전시관. BMW i3차량 등 CATL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 CATL >
CATL은 지정학적 변수에 대응해 북미 지역보다 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각) 지역매체 오토프로.hu에 따르면 CATL이 헝가리 데브레첸에 짓고 있는 공장의 연간 생산용량이 40기가와트시(GWh)에서 49.2기가와트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전기차 1대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은 80㎾h(킬로와트시)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매년 11만5천 대의 전기차에 판매할 수 있는 배터리 제조 라인을 갖춰내겠다는 것이다.
CATL이 지역 당국으로부터 물류 목적으로 임대했던 건물에 배터리 모듈 조립 라인을 추가하려는 정황도 나왔다. 공장 설계를 일부 바꾸면서 헝가리 정부에 제출했던 환경 허가도 그에 맞춰 수정하고 있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오토프로.hu는 “CATL이 공식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그리고 르노 등이 배터리 잠재 고객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7월 르노그룹 아래 전기차사업부 암페어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맺은 계약에도 CATL 헝가리 공장이 LFP 관련 기술을 일부 협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CATL은 73억 유로(약 10조8715억 원)를 투자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독일 에르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지역 제1 공장은 2022년 연말부터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CATL은 미국과 중국 정부 사이에 형성된 긴장 기류에 대응해 유럽에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23년 연말에는 미국 에너지 설비 기업 듀크 에너지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해병대 기지에 설치했던 CATL 배터리를 제거한 적도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CATL 배터리 설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해서다.
오토프로.hu는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결정했기 때문에 CATL의 헝가리 생산 거점 중요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