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애플 주식 매도' 불똥 공급사로 튀어, LG이노텍 TSMC 주가 10%대 폭락

▲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TSMC 연례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한 보안 요원이 기업 로고 옆에 서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절반 가까이 줄인 여파가 공급사들 주가에도 고스란히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가 나타난다.

애플에 각각 카메라 모듈과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급하는 LG이노텍과 TSMC 등 기업들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9.75%라는 기록적 낙폭을 보이며 815대만달러(약 3만4100원)로 장을 마감했다. 

대만에 상장한 홍하이그룹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등록한 럭스쉐어 주가도 각각 9.92%와 7.7%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서 LG이노텍 또한 장중 최대 13%까지 떨어졌다가 10.49% 하락한 21만7500원으로 장을 끝냈다. 

네 기업 모두 애플 공급업체라는 공통점을 가지는데 주가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블룸버그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2분기에 755억 달러(약 103조3013억 원) 상당의 애플 지분을 매도했다고 발표해 이들 협력업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3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애플 주식 매도세를 이어갔다. 

애플 주식을 일부 매각한 이유는 상당한 수익으로 인한 세금 문제 때문이며 애플을 향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는 버핏 회장의 발언도 나왔다. 

그러나 보유 지분의 절반을 4~6월 한 분기 만에 줄인 것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 조사업체 바이탈 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설립자 겸 회장은 블룸버그를 통해 “누구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계속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감소폭은 충격적”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AI 신기술 ‘애플 인텔리전스’ 일부 기능 출시가 늦어질 것이며 활용성과 차별화 요소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기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