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도입 지연에 아이폰16 흥행 빨간불, LG이노텍 하반기 실적도 비상등

▲ 애플이 오는 9월 공개할 아이폰16에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예상보다 아이폰16 판매량이 전작에 비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이 하반기 예상보다 못한 성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오는 9월 선보일 스마트폰 아이폰16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일단 빼고, 추후 AI 기능을 제공키로 함에 따라 올해 출하량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요 카메라모듈 공급사인 LG이노텍도 올해 하반기 당초 예상보다 못한 성적을 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9월 아이폰16과 함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애플의 새로운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는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가 당초 9월에서 10월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9월에 출시하는 아이폰16에는 당장 새로운 AI가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가 10월 공개하는 버전도 미국용 베타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위터(X)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는 하반기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하기 위해 베타 버전으로만 제공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아이폰16 출하량도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실제 TSMC와 라간 등 주요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에 할당된 아이폰16 주문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궈 연구원은 “위탁생산업체(EMS)와 제조업체들의 발언을 감안할 때, 하반기 아이폰16 주문량은 약 8700만 대로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15 주문량(9100만 대)보다 적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신형 아이폰 출시로 역대급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LG이노텍도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LG이노텍은 애플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아이폰16 흥행에 하반기 실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애플 AI 도입 지연에 아이폰16 흥행 빨간불, LG이노텍 하반기 실적도 비상등

▲ 애플이 유럽과 중국에서 최근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는 9월 출시될 아이폰16이 이전과 같은 폭발적 판매 실적을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


LG이노텍의 애플 매출 비중은 2018년 58%에서 2023년 79.6%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아이폰14 시리즈 부진에 영업이익이 2022년 상반기에 비해 75% 감소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이폰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등의 우려로 LG이노텍 주가는 2주 동안 14% 하락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애플은 유럽과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아이폰16이 이전과 같은 ‘폭발적’ 판매 실적을 낼지도 미지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5%포인트 감소한 25%로 집계됐다.

미·중 갈등 격화에 ‘애국 소비’가 늘어난 중국 상황은 더 심각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2분기 중국 출하량은 6.7% 감소하며, 중국 스마트폰 ‘톱5’에서도 밀려났다.

IT 전문 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아이폰15는 올해 1분기 애플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6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아이폰14가 7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맥루머스는 이와 관련해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발표한 뒤 누렸던 높은 시장 점유율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