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메모리 '덤핑' 지속,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회복 HBM에 달려

▲ 중국 기업들의 덤핑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푸젠진화(JHICC) 반도체공장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물량공세가 이어지며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반도체로 실적을 방어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30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연말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객사 수요는 예상보다 부진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주요 제조사들이 꾸준한 가격 인상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강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말 전자제품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도 소비자 수요가 뚜렷하게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큰 폭의 업황 회복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상위 기업들이 시설 투자를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제조사들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고부가 제품인 HBM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생산 증대에 집중하는 반면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증설은 제한하고 있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중국에서 D램 제조사들의 재고 소진을 위한 ‘덤핑’이 이어지는 동시에 저가의 중고 DDR4 D램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체 업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가격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결국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이 ‘착시효과’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며 PC 등 전자제품 수요 약세 영향이 꾸준히 반영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메모리 업황이 본격적 회복세에 들어서는 시기는 예상보다 늦어진 4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부분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의존하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은 실적과 주가에 부정적 변수로 꼽힌다.

그러나 수익성이 높은 HBM 수요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이러한 영향을 충분히 만회할 여지가 있다.

디지타임스도 HBM 및 DDR5 규격의 고성능 D램은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안정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또한 3분기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계절적 효과가 나타나 전자제품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점도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에 기여할 만한 요소로 지목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