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가 큐텐의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26일 열린 큐익스프레스 이사회에서 이런 사실이 내부적으로 발표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티몬·위메프 사태 핵심 인물 구영배, 큐텐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 CEO 사임

▲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사진)가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구 대표의 후임으로는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선임됐다. 마크 리는 큐익스프레스 CFO와 CEO를 겸직한다.

큐익스프레스는 최고경영자 교체를 알리며 "회사는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 티몬글로벌, 티몬 등 다른 회사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에서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를 의식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구 대표가 갑작스럽게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이례적이다. 티몬과 위메프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라는 분석과 재무 전문가인 후임자를 내세워 미국 증시 상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리 새 CEO는 그동안 구 대표를 도와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증시 상장 실무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익스프레스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대규모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계열사로 꼽힌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의 물류 자회사로 국경 간 거래를 전담하는 물류 전문 기업이다.

구 대표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재등장하기 전부터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 물류회사의 물동량을 키워줄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무리하게 인수하다 보니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2022년 9월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2023년 3월 인터파크커머스, 2023년 4월 위메프 등을 연달아 인수했다. 올해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와 AK몰 등도 품에 안았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가 확산하면서 최근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피해 소비자들은 구 대표가 사재를 출연하는 등 직접 나서 사태 수습에 조금이라도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