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전용 AI 반도체에 현지매체 긍정적 반응, "미국 규제는 자충수"

▲ 중국 관영매체가 엔비디아의 새 인공지능 반도체 출시에 긍정적 반응을 전하며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는 자충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중국시장을 겨냥한 새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출시한다는 소식에 중국 관영매체가 환영한다며 긍정적 반응을 내놓았다.

중국 반도체 시장의 중요성이 다시금 증명되며 미국 정부의 규제가 ‘자충수’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엔비디아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첨단 기술 규제를 우회해 반도체 최대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국을 겨냥한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B20’을 개발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B200 대비 성능을 낮춘 제품으로 추정된다.

바이든 정부는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 반도체 주요 기업이 중국에 고성능 제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지난해 말 도입했다.

중국 IT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차세대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도록 강도 높은 제재조치를 시행한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꾸준한 기술 발전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신제품 출시 계획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미국의 기술 규제에도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는 데도 주목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중국의 기술 개발을 막는 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한편 미국 기업들에 위기감을 키우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보소비연합의 분석을 인용해 전하며 “미국 기업들은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놓치는 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결국에는 엔비디아에 맞설 만큼의 기술력을 확보해 내수시장에서 엔비디아 제품 수요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IT업체들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관련 반도체 수요도 자연히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규제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일을 더욱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에서 미국의 기술 규제 효과를 비판하는 보도를 낸 것은 그만큼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현재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 수출 제재를 더욱 강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에 이어 네덜란드와 일본 업체들에 더 강력한 규제 장치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11월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가운데 어느 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대중국 규제 강화 기조는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기술 주도권 싸움이 다른 국가에도 압박을 더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공정한 경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