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한여름의 지붕없는 질주' 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두 얼굴의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최근 CLE 쿠페에 기반한 2도어 오픈톱 모델 CLE 카브리올레를 국내 출시했다.

킬리안 텔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 부사장은 "CLE 카브리올레는 최첨단 기술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이 완벽하게 결합된 모델로 오픈카의 계절을 맞아 럭셔리하면서도 탁월한 개방감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완벽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 국내 신차 외형별 판매량을 보면 컨버터블(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차량)은 2023대에 그쳐 왜건(994대) 다음으로 적게 팔렸다. 같은 기간 국내 승용 신차 판매량의 0.3% 수준에 그치는 미미한 판매량이다. 

날씨와 도로환경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컨버터블 수요는 세계적으로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특히 컨버터블 판매량이 적은 데는 국산 판매 모델이 아예 없는 등 선택지가 부족한 탓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 벤츠의 전통 잇는 낭만적 드림카의 외관, 지붕을 덮어도 유려한 실루엣

텔렌 부사장의 장담처럼 CLE 카브리올레가 오픈카의 낭만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확실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지 시승행사에 참가해 직접 타봤다.

지난 17일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빌라쥬 드 아난테에서 CLE 카브리올레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차량으로는 상위 트림인 1억80만 원짜리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가 제공됐다.
 
[시승기] '한여름의 지붕없는 질주' 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두 얼굴의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CLE 카브리올레의 외관은 낮은 차체와 긴 후드(보닛), 짧은 오버행(앞뒷바퀴 중심에서 차 앞뒤 끝단 사이 거리)이 어우러진 스포티한 비율을 갖췄다. 

후드 앞단에 붙은 그릴은 아래쪽이 살짝 안쪽으로 들어간 상어 코(샤크 노즈) 형상을 하고있다. 샤크 노즈는 주로 벤츠의 퍼포먼스를 강조한 모델에 주로 적용돼왔다. 

또 CLE 카브리올레에는 AMG 전용 프론트·리어 에이프런(공기 제동판), 차량 색상으로 도색된 AMG 사이드 에이프런, AMG 전용 배기구(머플러) 등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 라인 디자인이 기본 적용돼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했다. 
 
[시승기] '한여름의 지붕없는 질주' 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두 얼굴의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디자인을 차용한 것인 만큼 실제 머플러는 AMG 머플러 모형 아래에 숨겨져 있다.

검정색 소프트톱으로 기본 적용된 시승차량의 지붕을 덮으면 CLE 쿠페와 비슷한 날렵한 실루엣이 나타난다.

재질이 다른 소프트톱이 적용됐지만 지붕을 닫았을 때도 균형잡힌 비례를 유지하는 점은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시승기] '한여름의 지붕없는 질주' 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두 얼굴의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전체적으로 벤츠 전통의 디자인과 스포티한 요소가 잘 어우러진 세련된 모습으로 다가왔다.

실내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조작하기 쉽도록 운전자를 향해 6도가량 기울어져 있다. 또 15도에서 40도까지 상단의 각도를 조정할 수 있어 오픈톱 주행 중 빛 반사를 줄일 수 있다.

차문이 2개뿐이지만 1열 좌석 상단에 위치한 고리만 잡아당기면 1열 시트가 앞으로 접혀나와 뒷좌석에 탑승하는데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직접 앉아보니 보기보단 무릎 공간이 훨씬 여유로웠다.

CLE 카브리올레는 기존 C클래스 카브리올레보다 뒷좌석 무릎 공간은 72mm, 어깨와 팔꿈치 공간은 19mm 늘었다. 다만 등받이가 가파르게 세워져 있어 2열에서 장시간 여행을 즐기긴 힘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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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외모보다 더 역동적 가속성능, 일상과 낭만 모두 채울 수 있는 오픈톱

시승은 빌라쥬 드 아난티를 출발해 부산 강서구 가덕도 해안에 위치한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110km 구간에서 진행했다.

시승차량은 운전하는 내내 겉모습에 묻어나는 스포티함보다 한층 더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뿜어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기대한 것보다 더 강한 힘으로 2t(톤)이 넘는 육중한 차체를 튕겨내듯 밀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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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주행.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는 직렬 6기통 2999cc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381마력(ps), 최대 토크 51kgf·m의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4.7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세단보다 낮은 차체를 갖춘 시승차량은 가속페달에 즉각 반응하면서도 낮은 무게중심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주행감성을 보여줬다. 즉각 반응하면서도 부드럽게 차를 세우는 제동성능은 시승차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줬다.

CLE 카브리올레에는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탑재돼 가속할 때 엔진에 전기 공급을 통해 추가 힘을 제공한다. 그 덕인지 시승차는 터보 엔진 특유의 페달 조작과 실제 가속 사이 시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시승기] '한여름의 지붕없는 질주' 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두 얼굴의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정면. <비즈니스포스트>

CLE 쿠페와 같은 엔진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CLE 카브리올레의 차별화 특징은 단연 컨버터블 특유의 개방감이었다.

부산 광안리 앞 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를 달리며 검정 소프트톱을 여니 하늘과 바다, 해변의 마천루가 한눈에 들어왔다. 

가을 단풍이 물들 때나 봄 벚꽃이 필 때 시승차량은 최고의 드라이브 경험을 선사해줄 듯 했다.

CLE 카브리올레는 60km/h 이하의 속도로 주행중일 때 센터콘솔에 위치한 버튼을 당기면 20초 이내에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다. 

물론 지붕이 없는 불편함이 없지 않았다. 30도에 육박하는 습한 날씨에 오픈톱은 에어컨의 기능을 무력화했고 속도를 높인 상태에선 바람소리 때문에 동승자와 대화도 쉽지 않았다.

시승차에는 외부 환경에 관계없이 오픈톱 주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벤츠의 고민이 여러 곳에 묻어있었다.

센터콘솔에 있는 가운데 버튼을 당기면 앞유리 상단과 헤드레스트 뒤에 위치한 윈드 디플렉터가 공기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탑승자 머리 위로 공기막을 형성해준다.
 
[시승기] '한여름의 지붕없는 질주' 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두 얼굴의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또 차문에 붙은 버튼을 누르면 '에어스카프' 기능이 헤드레스트 하단부에서 탑승자 뒷목으로 따뜻한 바람을 내보내 추운 날씨에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CLE 카브리올레는 지붕을 닫으면 일상의 도심 주행에서도 불편함 없이 몰 수 있을 것 같았다.

소프트톱은 눈으로 보기엔 얇고 약해 보였지만 이를 덮고 주행했을 땐 지붕이 있는 CLE 쿠페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창밖의 풍절음과 소음들을 잘 막아줬다.

약 150분 동안 이어진 왕복 약 110km 시승 코스에서 시승차 연비는 리터당 13.1km를 기록했다.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0.7km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