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화, 삼바 고한승 VS 셀트리온 김형기 유럽 맞대결

▲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유럽 시장을 놓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맞붙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과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로 맞붙는다.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물질특허가 7월 유럽에서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마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본격적으로 점유율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스텔라라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제품 출시가 2025년부터 가능한 만큼 이에 앞서 유럽 시장에서 두 회사는 서로 경쟁하면서 제품력과 영업능력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현재 유럽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화, 삼바 고한승 VS 셀트리온 김형기 유럽 맞대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유럽에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점유율 경쟁을 시작한다.


스텔라라는 미국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으로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2023년 글로벌 매출 약 14조 원(108억 5800만달러)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며 1분기 매출은 24억5천만 달러이다. 

유럽은 바이오시밀러 친화적인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18일 기준 유럽에서 승인받은 바이오시밀러는 모두 106개로 미국(57개)의 약 2배 가까이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IMARC)그룹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2024-2032' 보고서에서 “유럽에서는 의료비 증가로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정부 기관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장려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기업 수장의 능력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사실상 국내 바이오시밀러 투톱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건 싸움이 됐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한발 앞서 나가는 모양새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2013년부터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제품명 ‘피즈치바’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판매는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가 맡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피즈치바의 유럽 출시일이 확정됐지만 아직 정확한 출시 일정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같은 제품을 7월 중으로 ‘에피즈텍’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45mg/0.5ml 기준 129만8290원으로 약가가 확정됐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40% 낮은 가격으로 피즈치바의 가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반면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김 부회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인물로 셀트리온에서 글로벌판매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유럽 의약품청(EMA) 제품명 ‘스테키마’로 품목허가 신청을 마쳤지만 아직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스테키마가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아도 약가가 정해져야 판매할 수 있어 판매 시작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치료효과를 가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출시 시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 기한에 맞춰 제품을 재빠르게 출시해야 대체 수요가 극대화되며 시장 선점효과를 가져갈 수 있다. 

다만 김 부회장의 영업 실력으로 출시 지연의 약점을 만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가 유럽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에는 김 부회장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화, 삼바 고한승 VS 셀트리온 김형기 유럽 맞대결

▲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피즈치바'로 유럽 품목허가를 받았으나 셀트리온의 '스테키마'는 품목승인을 받지 않아 출시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은 유럽 각 나라에 설립된 셀트리온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나라별 맞춤 영업전략을 펼친 덕분에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고 사장과 김 부회장은 암젠 '위즈라나', 테바 '셀라스디', 알보텍 'AVT04'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와도 겨뤄야 한다.

본무대인 미국 시장 진출까지는 아직 7개월 가량 남았다. 존슨앤존슨에 따르면 2023년 스텔라라 미국 내 판매는 약 69억 달러로 전체 시장 약 108억 달러의 64%를 차지한다. 

미국 진출 가능 시기는 두 기업이 비슷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5년 2월22일부터, 셀트리온은 2025년 3월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존슨앤존슨과 합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피즈치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셀트리온은 아직 획득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FDA에 허가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는 각각 7개, 5개이다. 셀트리온이 스테키마로 FDA 허가를 획득하면 허가 받은 바이오시밀러가 6개로 늘어난다. 

셀트리온이 올해 하반기 스테키마 FDA 승인을 획득한다면 미국에서 동등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