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유를 놓고 프랑스전력공사(EDF)보다 더 나은 제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체코 언론 악투아냐(Aktualne) 보도에 따르면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17일(현지시각) “평가된 모든 기준에서 한국 정부의 제안이 더 나았다”라고 말했다.
 
체코 총리 "모든 기준에서 한국 원전 제안이 나아”, 한수원 공사 지연 관련 보증도 제공

▲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가 2023년 9월13일 체코 프라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체코 정부는 체코 중부도시 두코바니에 2개의 원자로를 건설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끄는 팀코리아와 프랑스전력공사가 수주전을 벌였는데 이날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원전 2기를 한 번에 짓는다고 가정했을 때 사업비는 약 4천억 코루나(약 23조8640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언론 트르제비치 저널(Třebíčský deník)에 따르면 피알라 총리는 체코 정부 장관들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적게 소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알라 총리는 “2개의 블록을 한 번에 건설한다는 사실은 20%가량의 비용 절감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체코 야당 ANO 부총재인 카렐 하블리첵 전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수원이 좋은 제안을 했다"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우리가 예측한 가격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수주를 달성하기 위해 적은 공사비와 공사 지연과 관련해 확실한 보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사 지연이 발생하면 어느 정도의 금액을 부담하게 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더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나 다른 유럽 국가 출신 인력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핵심 부품 공급에 체코기업인 두산스코다파워를 활용하기로 하는 등 체코 기업들에 유리한 조건을 약속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자문을 맡고 있는 알로이스 미카는 6월 체코-한국 문화의날 행사에서 “한수원의 계획은 체코 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충분하지 않다면 유럽연합이나 다른 유럽 국가에서 인력을 동원하는 플랜B가 뒤따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만약 그때에도 직원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 와야만 한수원은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체코 정부는 2025년 상반기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한다. 착공은 2029년, 1호기 가동은 2036년으로 예정됐다.

두코바니 외에 체코 중부도시 테믈린에 원전 2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아직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체코정부는 만약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면 두코바니 원전을 낙찰받은 한수원과 우선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