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사실상 7월 말로 늦출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각) 체코 에너지 전문매체 오에너제티스(Oenergetice)에 따르면 체코전력공사(CEZ)는 체코 산업통상부로부터 신규 원전 입찰자 제외 권한의 행사 기한을 26일까지로 2주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수용했다.
 
체코 언론 "두코바니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6일까지 2주 미뤄질 수도"

▲ 16일(현지시각) 체코 에너지 전문매체 오에너지테스의 보도에 따르면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원전 입찰자 제외 권한의 행사 기한을 2주 늘렸다. 사진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모습. <연합뉴스>


체코 정부는 체코전력공사와 계약에 따라 자의로 입찰 대상자를 제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두코바니 원전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 둘 뿐이다. 체코 정부가 직접 입찰 참가자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면 다른 입찰자가 자동으로 승리하게 된다.

오에너제티스에 따르면 체코전력공사는 6월에 평가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하며 수주 적격 기업을 선정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입찰 참가자 제외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면 체코전력공사가 추천한 회사가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 

총 사업비가 30조 원에 이르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체코 정부가 최종 결정을 체코전력공사의 손에 맡기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권한 행사 기한 연장이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마감일 연장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입찰 대상자 제외 권한 행사 기한을 늦추면서 체코 정부는 최소 1번에서 2번 정도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한 행사 기한 연장이 발표 연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17일(현지시각) 예정된 첫 번째 회의에서 원전 입찰 승자가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수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공사기간 준수를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전력공사와 러시아의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현지에서 나온다.

다만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벌이는 분쟁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한수원이 체코 원전 입찰에서 제안한 APR-1000 원자로는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APR-1400를 기반으로 한다.

오에너제티스는 "한수원은 미국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와 기술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잠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바라봤다.

체코 정부는 체코 중부지방 도시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천~1200MW(메가와트) 규모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월 말 마감한 입찰에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코리아와 EDF 두 곳이 참여했다.

체코 정부는 체코전력공사의 입찰 참가업체 평가보고서 제출 이후 한 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결과가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