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생명은 시장논리에 못 맡겨" "공공의료 강화해야” 민주당 김남희 진보당 전종덕 의료정책 비판

▲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의료시스템의 질적변화, 시장에서 공공으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생명은 시장논리에 맡겨선 안됩니다. 공공의료를 강화해 국민의 생명을 돈으로 좌우하지 못하게 의료격차를 해소해야 합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의료시스템의 질적변화, 시장에서 공공으로’ 토론회에서 정부의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의료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남희 의원은 “한국 의료체계에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민간 의료기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의료서비스 공급 구조다”며 “한국 공공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에서 5.5%를 차지하는데 불과한 수준으로 의료서비스가 민간병원에 집중돼 있는 데다 수도권에 몰려 있어 의료격차가 매우 심각하다”고 짚었다.

전종덕 의원은 “현재의 시장중심 의료공급체계는 국민의 건강의 불평등을 초래한다”며 “더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노골적으로 추진되는 건강보험 종합계획의 의료시장화와 의료민영화는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본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보건의료단체와 시민사회, 의료노동계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모여 간담회실을 가득 메워 공공의료 강화를 향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생명은 시장논리에 못 맡겨" "공공의료 강화해야” 민주당 김남희 진보당 전종덕 의료정책 비판

▲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열린 토론회에서 의료 공공성 회복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토론회 좌장을 맡은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분명한 의무가 있다”며 “보건의료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분야인 만큼 철저하게 공공성에 기반해야 하지만 윤석열 정권 들어 더욱 자본시장 논리로 좌우되는 쪽으로 달려가고 있어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한 부위원장은 “이번 토론회가 공공의료를 확대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발제에서는 재활의학과 의사 출신인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이 ‘시장 중심의 한국의료 체계의 문제점과 의료민영화의 본질’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먼저 한국의 공공병원 및 병상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과 달리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문제점이 데이터로 지적됐다.

정 위원장은 “한국의 공공병원 비율은 6.7%에서 2015년 5.8%, 2020년 5.4%로 축소되고 있고 있다”며 “OECD 국가들의 공공병원 비율이 같은 기간 52.3%, 53.5%, 55.2%로 확대되고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공공의료는 확충이 미진한 상태에서 민간의료에 의존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며 “모든 국민들이 평등하고 균형 잡힌 의료혜택을 받으려면 지역 공공의료기관과 보건소 및 보건의료원의 인력확충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건강보험으로 일원화되지 않고 민간보험 확대에 길을 열어주고 있는 정부의 행태는 생명을 돈으로 좌우하겠다는 논리라는 비판도 나왔다. 의료와 건강을 국가책임에 맡긴 헌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화와 보장성을 개선하지 않고 민간에 의존하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펼치고 있다”며 “생명을 다루는 영역에 자본주의 논리가 깊게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발제를 맡은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급격하게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허비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현장] “생명은 시장논리에 못 맡겨" "공공의료 강화해야” 민주당 김남희 진보당 전종덕 의료정책 비판

▲ 이번 토론회에 발제를 맡은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오른쪽)과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왼쪽)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현정희 위원은 “300~400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공공병원을 짓기 위해서는 약 3천억 원에서 4천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는 공공병원 짓는 돈의 2배 가까운 비용을 앞선 3개월(3월11일~6월10일) 사이에 의대 증원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막는데 쏟아부었다”고 지적했다.

현 위원은 “지역사회에서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급 공공병원을 지어달라고 요구할 때 정부는 재원이 없다고 뒷짐을 지고 있다가 의대증원 문제로 의료체계 붕괴사태에 가까워지니 건강보험 재정을 마구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시스템에 부을 재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공의료 중심의 의료시스템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무상의료 확대를 꼽았다.

현 위원은 “의료와 돌봄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 위험과 필요를 국가 재정과 사회보험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다”며 “2012년 대선과 총선이 함께 있었던 당시에는 대부분의 정당들과 후보들이 무상의료를 이야기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이야기가 쏙 들어간 것이 큰 문제다”고 말했다.

현 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의료개혁은 진짜가 아니라 의료민영화를 골자로 한 가짜개혁이다”며 “진짜 의료 개혁과 의료체제 전환을 위해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나아가 무상의료 운동을 다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