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염 상황 악화, 애리조나주 온열질환 사망자 작년보다 89% 늘어

▲ 올해 5월 폭염으로 쓰러진 피닉스시 시민을 진료하고 있는 마리코파 카운티 의료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발생한 미국 폭염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은 온열질환 사망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7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미국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의료 통계를 인용해 올해 6월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폭염 사망자 수가 175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89% 증가했다.

마리코파 카운티는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시가 위치한 지역이다.

지난해 피닉스시는 온열질환 사망자 645명, 최고 기온 43도를 기록했다. 사망자 대다수는 7월에 나왔다.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피닉스시에는 44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열을 식혀줄 비도 당분간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폭염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파악됐다.

가브레일 로헤로 피닉스 기상청 기상학자는 가디언을 통해 "피닉스시 뿐만 아니라 미국 서남부 일대 전역에 걸쳐 극한 폭염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7월에는 휴일이 있어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데 이에 따른 온열질환자 수도 유의미하게 늘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 뿐만 아니라 폭염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아이다호주와 캔자스주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각각 2명, 5명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이번 온열질환 사망자 가운데 대다수가 빈곤층 비율이 높은 흑인과 라틴 계열 인종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서도 냉방 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숙자들의 사망률이 특히 높았다.

이에 미국 대법원은 지난주 폭염 상황에서 공공시설 등 야외 취침 및 휴식 활동을 정부가 단속하는 것이 위헌 사항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최근 일부 미국 시민들이 정부 당국이 대안 숙소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야외 취침을 금지하는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었다.

이번 판결로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 등 각 지방자치단체는 대안 숙소를 제공하지 않아도 노숙자 등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을 단속할 수 있게 됐다.

피닉스시 관계자는 가디언을 통해 "우리는 최대한 취약계층이 사용할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시민들이 우리 단속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