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플라스틱 공급과잉 주도, 저가에 수출 늘려 한국 기업에도 타격 가능성

▲ 중국에 위치한 한 정유공장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이 플라스틱 제조 설비를 공격적으로 증설해 글로벌 공급 과잉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블룸버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중국 기업들의 프로판 탈수소화(PDH) 공정 설비 규모가 2019년에서 2024년 사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은 프로판(C3H8)에서 수소(H2)를 분리해 프로필렌(C3H6)을 만드는 기술이다. 

프로필렌에 추가 공정을 거치면 배달용기와 자동차 내외장재, 일회용 마스크 안감이나 겉감 등에 주로 쓰이는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을 얻는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플라스틱 설비를 단기간에 크게 늘릴 수 있던 배경으로 당국의 허가가 불필요하다는 점이 지목됐다. 

중국 당국은 대규모 정유소 건설에 사전 허가를 의무화했지만 중소규모 설비 투자에는 따로 승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중국 플라스틱 제조 공장은 최근 10여 년 동안 급증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수익성이 크게 위축됐다”며 “그럼에도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자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잉여 플라스틱 물량을 해외로 수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시장 조사업체 ICIS의 조이 저우 선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적어도 9곳의 중국 PDH 공장이 2024년~2025년 사이 생산을 시작한다. 

다른 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중국의 과도한 플라스틱 투자로 아시아 석유화학업계가 구조적으로 손실을 보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발 저가 플라스틱이 세계 시장에 공급되며 다른 국가 기업들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전체 산업에서 석유화학 비중이 상당한 한국을 비롯한 국가와 중국 사이 관계에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