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에 바이든 엄지 척,  미국 대선서 IRA 성과 내세우고 노조 지지 다지기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피코크 극장에서 열린 대선 모금행사에 참석해 청중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공장 임금 인상안을 두고 공식 성명까지 발표하며 높이 평가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친환경 제조업 유치 성과물로 배터리 공장을 내세울 수 있는 데다 지지 기반인 노조로부터 긍정적 반응까지 이끌어 낸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얼티엄셀즈가 바이든의 대선 캠페인에 ‘일등 공신’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은 공식성명(Statement)을 발표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오하이오주 합작 공장에서 임금 및 노동조건 합의안을 체결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배터리 제조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3년에 걸쳐 임금을 30% 인상하는 합의안을 최종 타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두고 직접 정부 권위를 담은 성명을 발표하는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얼티엄셀즈가 역사적 합의에 도달한 것을 축하한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사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성명을 발표한 배경으로 오는 11월 치러질 대선이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지지 기반 가운데 하나가 노동조합이어서 노조 합의안이 받아들여진 점이 큰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미자동차노조가 2023년 9월 GM과 포드 그리고 스텔란티스 일명 ‘빅3’ 각각을 상대로 파업을 벌였던 당시에도 미시간주 웨인에 위치한 피켓시위 현장을 직접 찾아 노조를 격려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한때 바이든 대통령이 강력하게 노조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적이 있지만 이번 합의안 통과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으로 노조를 향한 우호적 분위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합의안이 통과된 사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와 배터리 등 친환경 제조업 노동자들을 지원하겠다는 약속 이행을 보장하는 확실한 증거”라고 짚었다. 
 
LG엔솔에 바이든 엄지 척,  미국 대선서 IRA 성과 내세우고 노조 지지 다지기

▲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공장. 사진 하단부에 "얼티엄셀즈에서 일 하는 배터리 제조 노동자들이 역사적인 합의안을 체결하는 승리를 거뒀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전미자동차노조>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합작공장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동안 중정적으로 내세운 정책이 전기차와 배터리 등 친환경 제조업 육성인데 그 대표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당선되기 전부터 미국에 다수 배터리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물적분할 전 LG화학이 GM과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오하이오주 1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시점은 2019년 연말이다. 

얼티엄셀즈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 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배터리 제조공장 투자에 대규모 재정 지원을 펼치자 여기에 적극 호응해 생산 거점을 더욱 늘려갔다. 

이러한 선제적 투자에 힘입어 2024년 대선 전에 이미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 2곳 공장에서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성과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 배터리 공장을 통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얼티엄셀즈가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최근에도 투자 규모를 축소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드와 같은 경우 중국 CATL의 기술 라이선스를 받아 짓고 있는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 규모를 3분의 1 넘게 줄였는데 이와는 차별화되는 행보를 보인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정책은 올해 11월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공산이 크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와 배터리 육성 정책을 당선 뒤에 철회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IRA에 기반한 재정 지원 및 환경청(EPA)에서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공장을 자신의 치적이로 들며 지지를 호소할 가능성이 높다.

UAW 또한 얼티엄셀즈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체결한 임금 인상안을 바탕으로 다른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과 협상을 벌일 방침이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공장이 11월 대선 캠페인에서도 계속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024년 대선에서는 전기차 관련 정책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