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티맥스그룹이 1조 원 넘는 개발비를 투입한 노코드 플랫폼 사업이 기존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사업을 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에 IT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은 그룹 재건과 국산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이번 사업의 성공 여부가 그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맥스 '가이아' 승부수 주목,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되찾고 나스닥 상장 이룰까

▲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회사의 슈퍼앱 '가이아'를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16일 티맥스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노코드 앱 개발플랫폼 '가이아'를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2025년에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 진출하고 2026년에는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방침이다.

가이아는 앱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통합한 올인원 개발 플랫폼이다. IT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노코드 플랫폼'이라고 일컫는 제품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기업이 제공하는 템플릿을 이용해 개발을 할 수 있다.

2020년대 들어 개발자 인건비가 급상승하면서 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는 노코드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노코드와 로우코드 시장이 2025년 455억 달러(6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티맥스그룹이 지난해 8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IT 실무자의 68%가 노코드 로우코드 플랫폼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IT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위계를 하드코딩과 로우코딩, 노코딩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드코딩이란 데이터를 프로그램 내부에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전문 개발자들이 통상적으로 하는 업무를 가리킨다. 로우코딩이란 기초 개발 지식을 갖춘 비전문가가 최소한의 코딩작업으로 앱을 개발하는 과정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노코딩은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시각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하는 단계를 말하는데 노코딩으로는 복잡한 고품질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는 인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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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맥스그룹은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수 많은 플랫폼들을 가이아에 모두 담아 기존 노코드 플랫폼들의 한계점를 해소했다. 사진은 티맥스그룹의 노코드 플랫폼 '가이아' 화면 예시 <티맥스가이아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티맥스그룹에 따르면 회사의 노코드 플랫폼 가이아는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수 많은 플랫폼들을 하나로 합친 통합 솔루션으로 구현돼 기존 노코드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박 회장은 13일 진행한 가이아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의 노코드 플랫폼은 단순한 앱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가이아는 소스코드가 1천만 줄에 이르는 금융권 프로그램이나 카카오톡 같은 복잡한 메신저 앱도 100%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가이아를 통해 연간 수 조 원대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B2B시장에서 100개의 레퍼런스를 만드는 게 목표다"라며 1년 안에 개발 투입비용인 1조1천억 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2030년까지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고 미국 주식시장 상장까지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이 사업이 성공해야 티맥스그룹 재건과 국산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을 향한 박 회장의 비전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박 회장은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출신의 사업가로 1997년 한국의 오라클이라고 불리는 티맥스그룹을 설립했다. 이후 국산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등을 개발하면서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에 공급해 사세를 키워 왔다.

그는 국가 생산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한국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믿고 이를 위해 2015년 티맥스OS를 설립, 국산 운영체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했다. 이후 알짜 계열사이자 미들웨어 개발기업 티맥스소프트를 매각 하는 등 경영난에 빠져 있다.

티맥스그룹 주요 계열사인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에이앤씨의 2023년 연결실적을 보면 데이터솔루션 사업을 하는 티맥스데이터는 매출 747억 원, 영업이익 258억 원을 기록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운영체제와, 인공지능, 각종 플랫폼 개발을 담당한 계열사 티맥스에이앤씨는 매출 38억 원, 영업손실 535억 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현재 박 회장은 2022년 매각한 티맥스소프트의 재인수도 추진하고 있는데 재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약 1조 원이며 이 가운데 티맥스그룹이 확보해야하는 금액만 6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맥스소프트를 재인수 할 수 있는 기한이 2026년 3월까지인 만큼 이번 노코드 플랫폼 사업의 성공 여부가 사실상 티맥스그룹 재건 가능성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