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허드슨만 동부 해빙 소멸, 역대 관측기록상 가장 빠른 여름철 변화

▲ 캐나다 허드슨만 해안 해빙 위에서 촬영된 북극곰. < Flickr >

[비즈니스포스트] 북극에 접한 캐나다 허드슨만 일대 해빙이 평년보다 빠르게 녹은 것으로 관측됐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허드슨만 동부 해빙이 지난 5월에 모두 소멸한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허드슨만 일대 바다는 겨울에는 얼어 있다가 여름이 되면 녹는다. 통상적으로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녹기 때문에 동부 해빙이 5월부터 완벽하게 사라진 것은 1979년부터 관측이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위성 자료에 따르면 현재 허드슨만 일대 해빙 면적은 약 20만5천 킬로미터에 불과해 평년보다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허드슨만 해빙이 유지되는 기간이 줄어든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고 봤다. 또 이 같은 변화가 일대 생태계에 광범위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앤드류 데로처 캐나다 앨버타 대학 교수는 “지금 이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허드슨만 동부 해빙이 소멸하면서 북극곰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아 있는 일부 북극곰 개체들은 해빙이 평년보다 빠르게 줄어들면서 여름철 서식지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다만 다행인 점은 허드슨만 서부 일대 해빙은 양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허드슨만 서부는 1987년과 비교해 북극곰 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 일대 북극곰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줄리엔 스트로브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 교수는 “허드슨만 남부 북극곰 소멸은 이미 임박한 상태”라며 “허드슨만 서부 생태계도 곧 이 같은 변화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스트로브 교수는 이어 “현재 학계의 주류 연구들은 허드슨만 북극곰이 얼마나 존속할지를 놓고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며 “현재 속도대로 해빙이 줄어든다면 북극곰들이 사냥할 수 있는 기간도 극단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