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유세 나선 트럼프, 끓는 폭염 속에서도 “더 많은 석유” 외쳐 

▲ 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대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현장에서도 화석연료 공약을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10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시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유세 현장에서 24명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쓰러진 사람들 가운데 6명이 중환자로 분류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현장 기온은 38도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세 현장은 그늘 한점 없는 공원이라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따로 천막과 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장에서 “지금 온도가 38도를 넘었지만 나한테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많은 석유를 채굴해야 한다(drill baby, drill)”는 유세 구호를 반복했다.

라스베이거스시가 위치한 미국 남서부 지역은 지난주부터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다. 7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는 기온이 45도까지 올라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학계와 환경단체에서는 대체로 때 이른 폭염의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의견을 모았다.

알렉스 글라스 ‘클라이밋 파워’ 캠페이너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유세를 통해 그가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며 “기후변화에 원인을 제공한 석유기업 경영자들한테는 이권을 약속하는 와중에 그의 지지자들은 폭염 속에서 쓰러져 갔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석연료를 강조하는 행보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트럼프를 직접 본 것만으로도 유세에 참여할 가치가 있었다”며 “유세 현장이 실내가 아니었던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괜찮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