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뼈대로 하는 생물보안법 처리를 서두르면서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5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4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에서 위탁개발 사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새 위탁개발 플랫폼인 ‘에스-텐시파이’도 공개했는데 이 플랫폼은 고농도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지원할 수 있어 존 림 사장이 강조한 고객 맞춤형 수주 전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행사에 참여한 민호성 삼성바이오로직스 CDO개발센터장 부사장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플랫폼을 사용하면 세포 항체 생산량이 높아져 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에 수요가 높을 것”이라며 "지난해 위탁개발 수주 실적이 아쉬웠지만 올해는 수주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22년 수준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존 림 사장으로서는 세계 2위 기업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에서 영향력이 축소되는 만큼 이 기회를 빠르게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존 림 사장은 올해 위탁개발 사업에서 새로운 슬로건인 '신속하게, 유연하게, 고객을 중심으로'를 공개하면서 해외 경쟁력과 함께 위탁개발 사업을 발판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단일항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융합 단백질 등 다양한 물질 개발을 수행하면서 위탁개발 경험을 쌓고 있다.

물론 위탁개발사업만 따로 떼서 보면 계약 규모는 크지 않고 오히려 위탁생산이 일반적으로 규모가 훨씬 크다.

하지만 위탁개발은 위탁생산의 앞단 영역인 만큼 위탁개발이 위탁생산으로 이어지는 사업구조 특성상 ‘락인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위탁개발 사업에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존 림 사장으로서는 더욱 빠르게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를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한 생물보안법은 중국 등 우려국가에 있는 바이오기업을 제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규제 대상 우려 기업을 A, B, C 등 3개 그룹으로 구분하고 그룹별로 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A그룹에 포함된 기업과 2032년 1월1일 이후부터 기존 계약을 포함해 장비 및 서비스 계약을 하면 안된다. A그룹에는 베이징 유전체연구소(BGI), MGI, 컴플리트제노믹스, 우시앱택,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5개 회사 이름이 명시됐다.

B그룹은 해외 적대국 정부의 통제에 있거나 우려 바이오기업 명단에 포함된 기업의 장비 및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미국 국가 안보에 위험을 끼치는 기업, C그룹은 A그룹 및 B그룹과 관련된 자회사, 모회사, 관계사 또는 승계기업으로 정의됐다.

B와 C그룹에 속하는 기업으로 확인된 5년 이후부터 기존 계약을 포함해 장비 및 서비스 계약을 하면 안된다.

A그룹에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된 만큼 존 림 사장으로서는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사업 축소 가능성이 커진데 따라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원 상임위에서 해당 법안은 찬성 40, 반대 1 등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7월4일 휴정 이전에 하원 전체회의까지 통과한다면 상원 전체회의와 대통령 서명만 남아 이르면 연내 통과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법안이 발의되고 유예 기간까지 고려하면 8년이나 남았지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산업 특성상 수혜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톱3에 꼽히는 곳으로 미국 매출 비중이 60%를 넘길 정도로 미국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중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미국에서 법안이 발의된다면 미국 제약 바이오회사들로서는 빠르게 다른 업체로 계약을 맺을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위탁개발생산 사업 특성상 장기 계약이 많은데 최근에는 실제로 현업에서 우시 여파에 따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발의가 된다면 수주 기회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