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에 배기가스 처리시스템 도입, "미국 규제 대응"

▲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PCTC) 글로비스 스텔라호. <현대글로비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운반선(PCTC)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포집·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미국의 선박용 배기가스 처리업체 스택스 엔지니어링과 해양 배기가스 포집·제어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국(CARB)이 제정한 '선박 정박 중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배출량 80% 감축 강제화' 규정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 

CARB는 지난해부터 캘리포니아주에 입항하는 컨테이너선을 해당 규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다. 자동차운반선에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현대글로비스는 계약에 따라 내년 1월 부터 캘리포니아주의 베니시아,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와이니미 항구 등에 입항하는 PCTC에 스택스 엔지니어링의 배기가스 포집·처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스택스 엔지니어링의 설비는 선박의 배기가스를 포집하고, 필터링해 디젤 입자상 물질의 99%와 질소 산화물의 95%를 제거할 수 있다. 지금껏 스택스 설비를 통해 캘리포니아주에 정박한 선박에서 총 23톤(t)의 오염 물질이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계약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내 또다른 자동차 물류 거점인 샌디에이고 항만에도 배기가스 처리 시스템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28년까지 모두 30척의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 PCTC를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LNG 이중연료 선박은 기존 선박의 주된 연료인 벙커씨유와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LNG를 모두 쓸 수 있는 배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PCTC 선박들이 육상전원 공급설비(AMP) 사용이 가능한 선박인 만큼,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거래제 등 친환경 규제 강화에도 무리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13개 주요 항만의 248개 선석에 AMP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중기투자 계획과도 부합한다.

AMP는 정박 중인 선박에 육상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이 시설을 갖추면 기존 선박과 달리 부두에 접안해 있는 동안 자체 유류발전을 하지 않고 육상 전기를 활용할 수 있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