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책임준공 잠재손실 3.8조, 전체 PF 위험액은 10조1천억 추산

▲ 책임준공 현장 잠재손실 구조. <나이스신용평가>

[비즈니스포스트] 주요 11개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잠재손실 합산액이 10조1천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위험군인 직접 PF보증에서 저위험군인 책임준공 약정까지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건설사 책임준공 의무, 가중되고 있는 “책임”의 무게’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2023년 기준 주요 11개 건설사 합산 책임준공 약정액은 61조 원으로 2022년(58조 원)보다 5%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현장들의 도급금액은 122조 원으로 조사됐다.

11개 건설사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KCC건설, 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 HL디앤아이한라 등이다. 

책임준공 약정 금액은 건설사 직접 PF보증금액인 28조 원의 2.1배, 자본총계 31조 원의 2배 수준으로 절대적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공정 수준과 사업성, 위험 규모 등을 따져 책임준공 약정에 따른 잠재 손실규모를 3조8천억 원으로 추정했다.우발채무 현실화 9천억 원, 공사비 미회수 2조9천억 원 등이다.

책임준공 잠재손실 규모는 11개 건설사 책임준공 도급금액의 3.9%, 건설사 자본규모의 12.4%에 해당한다. 

책임준공 잠재손실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52.3%)로 분석됐다. 나머지는 오피스텔 21.3%, 지식산업센터 14.6%, 물류센터 7.7%, 복합개발 3.9% 등으로 구성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주택 분양시장에서 지방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후수요가 취약한 지방지역에서 수도권 대비 미분양물량이 과도한 수준이고 기존 주택 매각이 지연되면서 입주율도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상가 등을 중심으로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과잉공급과 금리상승으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데다 물류센터 등에서 선매입 약정을 미이행하는 사례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준공 약정 관련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화가 지속돼 잠재손실이 현실화되면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은 168.1%에서 최대 192.0%로, 순차입의존도는 11.9%에서 17.3%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11개 건설사의 직접 PF보증 위험군 금액 6조3천억 원으로 책임준공 관련 잠재손실 3조8천억 원까지 포함하면 PF 잠재손실 규모는 10조1천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11개사 자본총계의 33.0%, 현금성자산의 93.3%에 해당하는 규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선 뒤 건설업 관련 가장 큰 이슈는 부동산PF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분류됐던 건설사 책임준공 약정 관련 추가적 자금 소요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은 건설업황에 부정적 요소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상대적으로 재무적 여력이 취약한 중소형 건설사는 책임준공 위험 현실화 영향으로 심각한 자금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며 “대형건설사, 그룹 계열 건설사도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준공 위험 현실화는 자금부족 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