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을 향한 증권가 시선이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대체로 우호적이다.
비록 1분기에 ‘어닝 쇼크’를 내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추구하고 있는 ‘플라이휠’ 전략을 놓고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더 세질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모양새다.
9일 국내외 증권가 연구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쿠팡의 1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쿠팡의 기초체력을 의심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금융회사 씨티그룹은 쿠팡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인 미국 현지시각 8일 쿠팡 목표주가를 기존 26달러에서 28달러로 상향조정했다. 4월 중순 쿠팡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Neutral)에서 매수(BUY)로 올린 뒤 목표주가까지 높인 것이다.
존 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상품커머스와 신사업부문의 수익 성과가 모두 씨티그룹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회사의 이익 개선과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해 쿠팡의 향후 수 년 수익 추정치를 상향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일본계 금융그룹 미즈호 역시 쿠팡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달러에서 23달러로 올렸다.
제임스 리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쿠팡은 강력한 매출 성장과 설득력 있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보고했다”며 “쿠팡은 물류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활용해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대만사업 투자에도 불구하고 EBITDA가 20%의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통상 한 기업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면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이 훼손됐다며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는 흐름과 정반대의 모습을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낸 것이다.
실제로 쿠팡의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핵심 분야인 상품커머스부문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상품커머스부문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쿠팡프레시, 풀필먼트 대행 서비스 로켓그로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쿠팡이 내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문이다.
쿠팡은 1분기에 상품커머스부문에서 매출 64억9400만 달러, 조정 EBITDA 4억6700만 달러를 냈다. 2023년 1분기보다 매출은 15%, 조정 EBITDA는 62% 늘었다.
이익의 증가 폭이 매출의 증가 폭을 4배 앞섰을 뿐 아니라 매출 성장률이 1분기 국내 소매판매시장의 성장률 1.1%를 월등히 앞섰다는 점에서 쿠팡의 성장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와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대만사업,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을 포괄하는 신사업부문의 매출 성장률도 337%나 됐다.
비록 1월 인수를 완료한 파페치와 관련한 손실이 반영된 탓에 조정 EBITDA의 적자 폭이 4배 가까이 확대하긴 했지만 상품커머스부문의 이익 증가로 손실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분기에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 수 역시 흔들리지 않았다. 1분기 기준 쿠팡의 상품커머스부문 활성고객 수는 2150만 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 증가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전방위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잠재 고객의 이탈이 없었다는 점을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물론 쿠팡이 8월부터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의 월 가입비를 인상한다는 점에서 이런 추세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쿠팡이 2년여 전에 와우멤버십 가입비를 인상했음에도 오히려 충성고객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고객 이탈율이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쿠팡을 우호적으로 보는 시각은 국내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1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긴 했으나 크게 염려할 부분이 아니라며 오히려 하반기가 되면 이익이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상훈 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쿠팡의 실적 부진과 밸류에이션(적정가치 배수) 부담으로 단기 주가는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높은 시장 지배력은 여전하다”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며 쿠팡은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커머스 기업이다”고 봤다.
조 연구위원은 “쿠팡은 커머스사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을 바탕으로 대만사업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파페치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했다”며 “쿠팡은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쿠팡의 실적은 하반기에 재차 성장하는 구조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고 쿠팡이츠의 무료배송 프로모션 기저가 낮아지며 파페치의 통합 작업에 따른 효율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범석 의장이 지속하고 있는 플라이휠 전략에 이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플라이휠 전략은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제시한 전략으로 사업 확장에 한 번 속도가 붙으면 관성으로 계속 사업이 커지는 효과를 말한다.
커다란 바퀴를 한 번 굴리는 데는 많은 힘이 들지만 바퀴가 한 번 돌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적은 힘으로도 바퀴를 훨씬 빠르고 쉽게 돌릴 수 있다는 원리에서 나온 개념이다.
김 의장은 실제로 쿠팡의 본업인 이커머스 플랫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대만사업 등에 재투자하며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을 꾸준히 키워내고 있다.
물론 이런 증권가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쿠팡을 향한 시장의 투자심리는 약해졌다.
쿠팡 주가는 미국 현지시각 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26% 내리며 1월 초 8%대 급락한 뒤 약 넉 달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남희헌 기자
비록 1분기에 ‘어닝 쇼크’를 내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 쿠팡이 1분기 시장 기대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대체로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추구하고 있는 ‘플라이휠’ 전략을 놓고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더 세질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모양새다.
9일 국내외 증권가 연구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쿠팡의 1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쿠팡의 기초체력을 의심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금융회사 씨티그룹은 쿠팡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인 미국 현지시각 8일 쿠팡 목표주가를 기존 26달러에서 28달러로 상향조정했다. 4월 중순 쿠팡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Neutral)에서 매수(BUY)로 올린 뒤 목표주가까지 높인 것이다.
존 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상품커머스와 신사업부문의 수익 성과가 모두 씨티그룹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회사의 이익 개선과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해 쿠팡의 향후 수 년 수익 추정치를 상향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일본계 금융그룹 미즈호 역시 쿠팡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달러에서 23달러로 올렸다.
제임스 리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쿠팡은 강력한 매출 성장과 설득력 있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보고했다”며 “쿠팡은 물류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활용해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대만사업 투자에도 불구하고 EBITDA가 20%의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통상 한 기업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면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이 훼손됐다며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는 흐름과 정반대의 모습을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낸 것이다.
실제로 쿠팡의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핵심 분야인 상품커머스부문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상품커머스부문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쿠팡프레시, 풀필먼트 대행 서비스 로켓그로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쿠팡이 내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문이다.
쿠팡은 1분기에 상품커머스부문에서 매출 64억9400만 달러, 조정 EBITDA 4억6700만 달러를 냈다. 2023년 1분기보다 매출은 15%, 조정 EBITDA는 62% 늘었다.
이익의 증가 폭이 매출의 증가 폭을 4배 앞섰을 뿐 아니라 매출 성장률이 1분기 국내 소매판매시장의 성장률 1.1%를 월등히 앞섰다는 점에서 쿠팡의 성장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와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대만사업,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을 포괄하는 신사업부문의 매출 성장률도 337%나 됐다.
비록 1월 인수를 완료한 파페치와 관련한 손실이 반영된 탓에 조정 EBITDA의 적자 폭이 4배 가까이 확대하긴 했지만 상품커머스부문의 이익 증가로 손실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분기에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 수 역시 흔들리지 않았다. 1분기 기준 쿠팡의 상품커머스부문 활성고객 수는 2150만 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 증가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전방위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잠재 고객의 이탈이 없었다는 점을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물론 쿠팡이 8월부터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의 월 가입비를 인상한다는 점에서 이런 추세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쿠팡이 2년여 전에 와우멤버십 가입비를 인상했음에도 오히려 충성고객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고객 이탈율이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쿠팡을 우호적으로 보는 시각은 국내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1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긴 했으나 크게 염려할 부분이 아니라며 오히려 하반기가 되면 이익이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상훈 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쿠팡의 실적 부진과 밸류에이션(적정가치 배수) 부담으로 단기 주가는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높은 시장 지배력은 여전하다”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며 쿠팡은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커머스 기업이다”고 봤다.
조 연구위원은 “쿠팡은 커머스사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을 바탕으로 대만사업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파페치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했다”며 “쿠팡은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 쿠팡의 핵심 사업부문인 상품커머스부문의 1분기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 잠실 쿠팡 본사.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쿠팡의 실적은 하반기에 재차 성장하는 구조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고 쿠팡이츠의 무료배송 프로모션 기저가 낮아지며 파페치의 통합 작업에 따른 효율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범석 의장이 지속하고 있는 플라이휠 전략에 이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플라이휠 전략은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제시한 전략으로 사업 확장에 한 번 속도가 붙으면 관성으로 계속 사업이 커지는 효과를 말한다.
커다란 바퀴를 한 번 굴리는 데는 많은 힘이 들지만 바퀴가 한 번 돌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적은 힘으로도 바퀴를 훨씬 빠르고 쉽게 돌릴 수 있다는 원리에서 나온 개념이다.
김 의장은 실제로 쿠팡의 본업인 이커머스 플랫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대만사업 등에 재투자하며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을 꾸준히 키워내고 있다.
물론 이런 증권가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쿠팡을 향한 시장의 투자심리는 약해졌다.
쿠팡 주가는 미국 현지시각 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26% 내리며 1월 초 8%대 급락한 뒤 약 넉 달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