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야 한다."

오래된 증시 격언 가운데 하나다. 연초 강세를 보였던 증시가 대체로 5월 즈음 꺾이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왔다.
 
'셀 인 메이' 올해는 다를까, 강세장 기대 큰 5월 수출주와 밸류업 관련주 주목

▲ 5월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올해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가 4월 조정구간을 지난 만큼 5월에는 반등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수출 확대 흐름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도 5월 코스피 낙관론에 무게를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62포인트(0.17%) 상승한 2692.06에 4월 마지막 거래일을 마쳤다. 

코스피는 4월 한달 동안 각종 대내외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중 25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월말 반등해 현재 2700선을 눈앞에 뒀다. 

당분간 급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5월 일반적으로 약세장이 펼쳐졌다는 점도 증시 변동성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4월 조정을 겪은 코스피가 하락추세를 끊고 5월 2차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4월 조정장을 이끌었던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한 점이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1분기 실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증시에 선반영된 가운데 우려 요인들이 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시장의 눈높이와 지표의 간극이 점차 좁아지고 있는 만큼 금리 변동성도 서서히 완화할 것이다"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당분간 소강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1분기 실적시즌을 지나면서 실적개선이 전망되는 업종 중심으로 반등세가 나타난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 전반부지만 양호한 1분기 실적시즌이 진행되고 있다"며 "실적 기대가 컸던 반도체, IT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눈높이가 낮았던 화학, 디스플레이, 화장품/의류, 에너지, 건설, 조선, 상사/자본재 등도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계적으로 증시가 4월 조정을 겪을 경우 이후 반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대외적 불안감과는 달리 기업실적은 착실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통계적으로 4월 하락 시 7월까지 상승흐름이 진행됐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수출주에 집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4월 하락분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주도주가 다시 상승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주도주와 인공지능(AI) 밸류체인의 독보적 실적모멘텀과 성장추세가 여전한 만큼 현 시장의 주도주가 변할 가능성은 미미하다"며 "5월 전략 초점은 계속해서 1분기 기업실적 변수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데 실적 모멘텀을 가진 업종들은 반도체, 자동차, 유틸리티, 보험, 증권 등이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댈 것은 실적이다"며 "원화 약세가 수출주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IT하드웨어, 조선, 기계, 화장품 등 수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셀 인 메이' 올해는 다를까, 강세장 기대 큰 5월 수출주와 밸류업 관련주 주목

▲ 4월 코스피지수는 269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장 마감 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5월 밸류업 모멘텀이 남아있는 저주가순자산배율(PBR)주에 중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2일 예정된 밸류업 프로그램 2차 세미나 이후 밸류업 관련주들이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추가 반등을 위해서는 2차 세미나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상세한 정책적 인센티브가 제시돼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추진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방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경민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없었던 기업차원에서 주주가치 재고, 자본 효율성 강화 등을 강제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제대로 작동될 경우 자동차, 증권, 은행, 보험, 운송, 에너지, 일부 지주사 등 업종의 재평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총선이후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었는데 장기적으로는 주목해야 할 이슈라고 본다"며 "지배구조 개편 후 주주환원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자동차업종이나 배당 지속성이 있는 은행 업종은 장기적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