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빠르게 성장하는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카메라 모듈 시장수요를 디딤돌 삼아 도약을 시도한다.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기의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가 전장용 제품을 중심으로 꾸려온 사업다각화 작업이 가시적 성과를 얻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전장용 카메라 모듈' 순풍 올라탄다, '렌즈 코팅·히팅' 기술력 자신

▲ 곽형찬 삼성전기 전장광학팀장 상무는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기술 설명회를 통해 삼성전기의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용 카메라 모듈 기술을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곽형찬 삼성전기 전장광학팀장 상무는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기술 설명회에서 “최근 전장 카메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오랜 기간 쌓아온 전장 카메라 모듈 기술력이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곽형찬 상무는 카메라 모듈 총괄 개발그룹장을 거쳐 2022년 12월 전장광학팀장에 오른 기술 전문가다.

삼성전기는 2007년부터 전장 카메라 모듈 사업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매출의 중심은 모바일용 제품이다. 전장 카메라 모듈에 힘을 실어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온 것이다.

하지만 최근 자율주행 기술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발달에 따라 전장 카메라 모듈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삼성전기에게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

곽 상무는 “전장 카메라는 차량 한 대당 하나가 들어가는 수준에서 현재는 자율주행 차량에 10개에서 12개가 들어간다”며 “시간이 지나면 20개까지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장 카메라 시장 규모는 차량 한 대당 카메라 수 탑재량이 증가하고 고급화되고 있어, 2023년 31억 달러(약 4조 원)에서 연평균(CAGR) 13.8% 성장해 2030년에는 85억 달러(약 11조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곽 상무는 기존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다져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포괄적인 부품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점에 힘입어 전장용 제품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삼성전기는 기존의 전자 카메라 업체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렌즈, 패키지, 소프트웨어, 액추에이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몇 안되는 업체”라며 “이 점에 주목한 여러 차량 고객사가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하이브리드 렌즈 코팅’과 ‘히팅 기술’이 두드러진 성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유리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의 장단점을 결합해 만든 새로운 렌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유리 렌즈와 비교해 온도변화에 민감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잘 깨지지 않고 경량화에 유리해 자율주행 시대에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기 '전장용 카메라 모듈' 순풍 올라탄다, '렌즈 코팅·히팅' 기술력 자신

▲ 삼성전기의 전장 카메라 모듈에 들어가는 부품. <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리드 렌즈에 코팅을 하면 렌즈를 비와 먼지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렌즈 코팅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지만 품질이 삼성전기 제품의 6분의1 수준 밖에 안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곽 상무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코팅은 외부환경에 의한 마모에도 불구하고 3년 이상 지속된다.

반면 시중제품은 통상 6~7개월만 지속되며 최대 1년이 한계다.

히팅 기술은 추운 날씨에 성에가 끼거나 눈이 쌓이면 렌즈를 데워 카메라의 시야를 확보하는 기능이다. 기존 시장 제품은 성에를 제거하는 데 8분이 걸렸지만 이 제품은 1분 정도로 소요시간을 단축했다.

곽 상무는 “히팅 기술 수요가 높다”며 “히팅 기술이 담긴 전장 카메라 모듈은 고객이 원할 때 바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의 전장 카메라 모듈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023년 삼성전기가 미국 테슬라로 추정되는 전기차 업체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함에 따라 이 비중이 더욱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장 카메라 모듈이 광학솔루션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22년 9.7%에서 2025년 24%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앞으로 차량에 쓰이는 카메라 모듈은 물론 차량 이외의 모빌리티와 로봇에 들어가는 제품도 마련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곽 상무는 “로보틱스나 모빌리티에 어떤 카메라가 필요한지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그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