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DGB금융지주가 성무용 전 DGB대구은행 부행장을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를 해소할 소방수로 투입했다.

성무용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증권업 경험은 없지만 오랜 기간 금융계에서 다져온 연륜을 바탕으로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하이투자증권의 실적 반등을 노린다. 
 
하이투자증권 이끄는 은행 출신 성무용, 그룹 시너지 앞세워 PF 위기 넘는다

▲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사진)이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하이투자증권 대표로 최종 선임된다.


11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성 내정자는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성 내정자는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홍원식 사장의 뒤를 이어 하이투자증권을 이끈다. 성 내정자는 8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결의를 통해 신임 대표로 최종 추천됐다. 

성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대구대학교 통계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대구대학교 부동산학 석사, 경일대학교 행정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구은행에 입행한 뒤 지주사와 은행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DG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 DGB금융지주 전략경영본부 부사장, 대구은행 마케팅본부와 영업지원본부 부행장 등을 맡았다. 

DGB금융지주 내 계열사와 적극적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며 하이투자증권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여겨진다.

성 내정자는 DGB금융지주 설립 시 지주사 설립을 주도하고 계열사 관리체계를 구축했던 만큼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는 은행과 복합점포운영 등 리테일부문과 은행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기업금융(IB) 부문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DGB금융그룹은 현재도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이 모인 복합점포 디그니티(DIGNITY)센터를 서울 강남과 중구, 여의도 등에 열고 수도권지역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로 평가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하면서 행명을 iM뱅크로 변경하기로 했는데 하이투자증권 역시 사명을 ‘iM투자증권’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여러 변화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 오랜 기간 쌓은 연륜도 성 내정자의 장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증권가가 젊은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나선 가운데 성 내정자는 전임 대표인 홍원식 사장(1964년생)보다 나이가 한 살 더 많다.  
 
하이투자증권 이끄는 은행 출신 성무용, 그룹 시너지 앞세워 PF 위기 넘는다

▲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부문의 비중이 높은 증권사 가운데 한곳이다. PF 익스포저는 2023년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79% 수준이다. 


계열사 시너지 확대와 함께 PF 문제 해소는 성 내정자의 임기 첫 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의 주력사업이었던 부동산 PF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31억 원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부동산 PF 영업 과정에서 이른바 꺾기(대출을 조건으로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 의혹이 제기되는 등 내부통제 이슈도 함께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홍원식 사장이 국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내부적으로도 부동산PF 관련 임원이 경질되고 조직이 축소되는 등 PF 리스크가 부각됐다.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증권 특화업무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은 성 내정자의 약점으로 꼽힌다.

성 내정자는 지주사와 은행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오면서 증권사에서 근무한 경험은 거의 없다. 

하이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성무용 전 부행장의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전략기획, M&A, 인사, 마케팅, 홍보 등 폭넓은 업무 경험을 통한 조직 이해와 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며 "하이투자증권의 경영 현안을 해결하고 그룹 시너지 창출에 기여하여 회사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