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은행권이 2023년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는 926조 원으로 2022년(886조원)보다 4.5% 늘었다.
 
지난해 비은행권 보유 PF 포함 부동산 그림자금융 926조로 사상 최대치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 추이 그래프. <자본시장연구원>


이는 사상 최대치로 2013년과 비교해 4.2배 수준이다.

그림자금융은 비은행권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 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등이 있다.

우리 경제 규모와 비교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금융 비중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그림자금융 비중은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그림자금융 가운데 부동산 그림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42%에서 62%로 확대됐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자금중개의 경로가 길고 복잡한 데다가 채권시장, 단기자금시장 등과 밀접히 연계돼 있어 차입(레버리지)이 크다.

이 상품이 부실화되면 금융기관 연쇄 손실과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022년 하반기 국내 자본시장 위기를 불러온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대표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월20일 발표한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리스크 진단 및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히 하락하거나 부동산금융 취급 기관이 부실화되면 시스템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 금융당국이 부동산 그림자금융이 금융안정을 위협하지 않도록 규제와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