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에서 돌파구 찾기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로열티를 받는 구조라 본격적인 수익화에는 시일이 다소 걸릴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베트남 필리핀 라오스 해외 영토 확장 나선 이마트, 로열티로 얼마나 벌까

▲ 이마트가 라오스 코라오타워에서 코라오그룹 엘브이엠씨홀딩스의 투자회사인 ‘우디’와 마스터프랜차이즈 본계약을 체결했다.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 부장 전무(앞줄 오른쪽)와 비엔통 우디 대표. <이마트>


29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시장 다각화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현재 이마트는 베트남 호치민에 매장 3개, 몽골 울란바토르에 매장 4개를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노브랜드 전문점 19개가 있다. 모두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운영된다.

이마트는 22일 코라오그룹 엘브이엠씨홀딩스의 투자회사인 ‘우디’와 마스터프랜차이즈 본계약을 체결하며 라오스에 진출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가맹 사업자인 본사가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진출 국가에 있는 현지 회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브랜드 및 상품 그리고 점포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복잡한 사업 인허가, 재고관리 등을 현지 기업이 책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경쟁사인 롯데마트는 베트남에 직진출하며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에서 영업이익 140억 원을 냈다. 국내 사업 영업이익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몽골 모두 현지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매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로열티 만으로도 수익성을 충분히 충족한다”며 “해외 점포 매출 증가에 비례해 로열티 수익도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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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이마트 1호점 고밥점. <이마트>


이마트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매장 수를 대폭 늘리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매장 수 증가와 비례해 사용료를 거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동남아시아에서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라오스 비엔티안에 이마트 매장 1개, 노브랜드 매장 3개를 연다. 10년 안에 이마트 매장 2개와 노브랜드 매장 70개를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베트남, 필리핀, 몽골 등에 추가 출점도 논의하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경제성장률과 구매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K푸드’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다만 이마트는 직진출이 아닌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상표권 사용료(로열티)만으로 구멍난 실적을 메꾸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 회의적 시선도 나온다.

지난해 이마트는 별도 기준으로 총매출 16조5500억 원, 영업이익 1880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7.4%가 감소했다.

이마트 본업인 할인점 부문 실적이 후퇴한 점이 뼈아프다. 이마트 할인점은 지난해 총매출 12조871억 원, 영업이익 929억 원을 냈다. 2022년보다 총매출은 2.6%, 영업이익은 48.0%가 줄었다.

사실 이마트는 2015년 직진출 방식을 통해 베트남 고밥에 첫 매장을 연 바 있다. 하지만 베트남 당국의 규제로 인허가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베트남 2호점 개점이 무산됐다. 이마트는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으로 사업모델 전환을 꾀했다.

이마트는 2021년 베트남 자동차기업인 타코그룹에 이마트를 매각하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으로 전환한 것을 놓고 투자금액과 비교해 실적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마트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이마트 매출은 1호점을 오픈한 2015년보다 3.5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마트 매장이 베트남에 3호점까지 문을 열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매출이 3.5배 증가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마트가 롯데마트와 같이 향후 직진출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이마트는 독보적 가격리더십과 고객 경험 극대화를 이어가며 오프라인 본업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마트만의 노하우를 이용해 해외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