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현대산업개발이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최 대표는 올해 HDC현대산업개발 경영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하며 실적 성장 의지를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호실적을 거두면 향후 배당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월28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이익배당 관련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매년 결산기말로 되어있는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하고 그 기준일을 2주 전에 공고하는 내용이다.
▲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사진)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올해 여러 경영목표도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이는 일명 ‘깜깜이 배당’을 막기 위한 ‘선 배당, 후 배당기준일 설정’ 정책이다.
원래대로라면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다음 해 봄에 열리는 주총에서 배당금이 확정된다.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하고 이후 배당결정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초 상장사들에 깜깜이 투자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배당액 발표를 배당기준일 설정보다 먼저하라는 내용을 권고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주주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하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정관 변경에 나선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에 이어 2번째로 선 배당 및 후 배당기준일 설정을 제도화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정기 주총부터 전자투표도 도입한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주총장소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행사를 유도하는 대표적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절차뿐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3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70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2018년 지주사 분할 뒤 가장 높은 주당 배당금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8년과 2019년에 1주당 500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주당 600원을 배당했다. 1주당 배당금을 늘리며 배당금 총액도 각각 2018~2019년 220억, 2020~2022년 395억으로 늘어났다. 2023년도 배당금은 모두 449억 원으로 증가한다.
별도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역시 우상향 추세를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배당성향은 2018년 9.6%에서 2019년 5.2%로 줄었지만 2020년과 2021년 16% 중반으로 높아졌다. 2022년에는 순이익을 넘는 금액을 배당했고 2023년 배당성향은 26.1%까지 오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분할 뒤 처음으로 향후 3개년의 ‘중장기 배당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배당성향 20% 이상을 목표로 한다. 하한 기준으로 보면 최근 2년보다 낮지만 이전 연도들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은 과거 10%대 배당성향을 보였던 적이 있는 만큼 향후에도 배당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가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데에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올해 실적개선을 향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매출 목표를 4조2718억 원으로 내세웠다. 전년보다 27% 이상 증가했던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2.6% 커진 것이다.
영업이익 목표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익 측면에서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자체사업 물량을 높인 주택 공급을 예정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HDC현대산업개발 분양목표를 1만3417세대로 잡았다. 또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가 확대도 검토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분양목표는 지난해 실적인 1만1566세대보다 2천 세대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자체사업 분양물량은 청주가경6단지 1곳, 946세대뿐이었지만 올해는 3곳, 3182세대로 3배 이상 많다. 특히 여기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역점 사업인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물량 2078세대가 포함돼 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수도권광역급행열차 C노선(GTX-C)이 지날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인근(월계동 85-7) 물류부지 지구단위계획구역, 15만6581㎡ 부지에 최고 49층 높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와 호텔, 사무실, 쇼핑센터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예상 사업비는 4조5천억 원에 이른다.
▲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 <노원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지난해 지구단위계획 심의, 결정·고시를 통해 속도가 붙었고 올해 남은 교통영향평가 심의, 건축심의, 주택사업승인 및 건축허가 등을 거쳐 착공 및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최 대표는 미래 실적기반을 확보하는 일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신규수주 목표는 지난해 실적인 2조6784억 원보다 81.2% 증가한 4조8529억 원이다.
올해 주요 건설사들이 분양,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한 점,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에는 기존 분양목표를 2만 세대가량에서 1만 세대 초반으로 낮췄던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최 대표의 자신감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458억 원, 순이익 2227억 원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25.8%, 순이익은 27.9% 늘어나는 것이다.
연결기준 순이익 예측치와 향후 3개년 중장기 배당성향 목표 하한선인 20%로 계산해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와 비슷한 보통주 1주당 700원, 총액 449억 원 수준의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H1 프로젝트(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등 자체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올해도 목표를 초과하는 실적을 기록해 나가겠다”며 “지속적 성장과 재무 건전성을 토대로 배당 재원을 확보하고 배당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