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브라질 대통령 룰라 만나, "현지 친환경사업에 11억 달러 투자"

▲ 22일(현지시각) 정의선 회장(오른쪽)이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가운데),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왼쪽)을 만나 'N 비전 74' 모형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브라질 현지에서 친환경 수소 분야 등에 2032년까지 11억 달러(약1조4600억 원)를 투자한다.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2일(현지시각)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을 방문해 수도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현지 파트너사들이 수소 등 친환경 분야, 미래 기술 등에 2032년까지 11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에 모두 190억헤알(약 5조1천억 원) 규모의 감세와 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전기차, 수소차를 아우르는 빠른 전동화 전략을 추진 중이며, 수소 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수단이자 전동화를 보완하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추진중인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사업과 안정적 발전원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대해 룰라 대통령에 설명했다.

정 회장은 "AAM이 브라질 교통환경에도 적합한 미래 교통수단이라고 확신한다"며 "SMR 분야에서도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의 세제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 등을 설명하면서 "친환경 수소 분야와 미래 기술 등에 투자할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를 브라질에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양산을 시작하는 기아 EV5도 브라질에 출시하고, 현지 전동화 라인업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한 하이브리드 혼합연료차량(FFV) 전용 파워트레인도 개발한다.

브라질에는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중남미 생산거점인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중남미 권역본부가 위치해 있다.
 
현대차그룹은 브라질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 네트워크를 중남미까지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작년 말에는 브라질 현지에 중남미 지역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정 회장은 23일(현지시각)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주 주지사를 면담한 뒤,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중남미 사업 현황과 중장기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 전략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