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영화와 스트리밍 등 동영상 콘텐츠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디즈니가 게임 개발 및 유통사 에픽게임즈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게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디즈니는 그동안 지적재산권(IP)을 제공하는 라이선스 방식으로 게임사업에 발을 걸치고 있었지만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게임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현지시각) 엔터테인먼트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디즈니가 에픽게임즈에 투자를 약속한 자금 규모가 인수합병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디즈니는 최근 에픽게임즈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하며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영상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4월 약 7000명을 해고하는 등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디즈니로서는 과감한 투자다.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등록 유저 수가 5억 명을 넘은 '포트나이트' 등 유명 게임 개발사로 자체 게임 유통 플랫폼도 확보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번 투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게임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최고경영자)는 “에픽게임즈의 유명 게임과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세계관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투자를 통해 게임 시장에서 다양한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이번 협약을 통해 에픽게임즈에 자사 IP(지식재산)을 대거 제공한다. 이번에 직접 언급한 IP에는 마블, 스타워즈, 아바타 등이 포함된다.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와 일본 스퀘어에닉스 등 개발사가 이미 스타워즈와 마블 등 디즈니 IP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게임을 개발해 출시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즈니 IP를 활용한 최근 게임들은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 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퀘어에닉스는 2020년 9월 마블 IP를 활용한 3인칭 슈팅게임(TPS) ‘마블 어벤져스’를 출시했으나 당해 서비스 종료가 거론될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게임 판매량이 예상치의 60%에 불과했다고 스퀘어에닉스가 실적발표를 통해 직접 언급할 정도였다.
EA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도 2천만 장이 팔려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1편 격인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은 5200만 장이 넘게 판매됐기 때문이다.
반면 에픽게임즈는 2020년 포트나이트에 마블 IP를 활용해 진행한 ‘세계의 포식자’ 이벤트로 동시접속자 1530만 명을 기록하며 기네스북에도 등재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디즈니가 에픽게임즈와 이례적으로 지분 투자를 포함한 전략적 협업 관계를 체결한 것은 이러한 성공사례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픽게임즈가 디즈니 IP 활용 게임에 사용된 게임 엔진 '언리얼엔진' 개발사라는 점도 이번 협력이 우수한 게임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디즈니는 포트나이트와 협업은 물론 다른 게임들에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왔다”며 “두 회사의 협력은 강력하고 상호 보완이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디즈니의 게임시장 본격 진출은 영상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디즈니 IP 경쟁력을 활용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도 분석된다.
지난해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인어공주’, ‘더 마블스’ 등은 모두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가장 최근작인 더 마블스는 흥행 성적이 간신히 2억 달러(약 2666억 원)를 넘겨 마블 영화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영화로 남았다.
디즈니가 7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 수도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0만 명 이상 줄었다.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99억8000만 달러(약 13조3053억 원)를 기록했다.
결국 디즈니가 보유한 유명 IP를 게임과 같은 분야에 더욱 폭넓게 활용하는 전략이 절실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해외 매체들은 에픽게임즈와 손을 잡은 디즈니의 게임사업 진출 확대 계획에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유럽 IT전문지 라디오쥬크박스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은 그동안 게임 이외에도 디즈니 테마파크에 전시된 ‘밀레니엄 팔콘’ 등 고품질 멀티미디어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며 “양사의 협력은 이들이 가진 스토리텔링 능력, 유저 경험, 기술 등을 모두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작 게임, 특히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대작 게임은 개발에 일반적으로 수 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 내에 디즈니IP를 활용한 에픽게임즈 신작이 다수 출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영호 기자
디즈니는 그동안 지적재산권(IP)을 제공하는 라이선스 방식으로 게임사업에 발을 걸치고 있었지만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게임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 미키마우스와 밥 아이거 디즈니 CEO. < Flickr >
15일(현지시각) 엔터테인먼트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디즈니가 에픽게임즈에 투자를 약속한 자금 규모가 인수합병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디즈니는 최근 에픽게임즈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하며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영상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4월 약 7000명을 해고하는 등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디즈니로서는 과감한 투자다.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등록 유저 수가 5억 명을 넘은 '포트나이트' 등 유명 게임 개발사로 자체 게임 유통 플랫폼도 확보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번 투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게임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최고경영자)는 “에픽게임즈의 유명 게임과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세계관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투자를 통해 게임 시장에서 다양한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이번 협약을 통해 에픽게임즈에 자사 IP(지식재산)을 대거 제공한다. 이번에 직접 언급한 IP에는 마블, 스타워즈, 아바타 등이 포함된다.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와 일본 스퀘어에닉스 등 개발사가 이미 스타워즈와 마블 등 디즈니 IP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게임을 개발해 출시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즈니 IP를 활용한 최근 게임들은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 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퀘어에닉스는 2020년 9월 마블 IP를 활용한 3인칭 슈팅게임(TPS) ‘마블 어벤져스’를 출시했으나 당해 서비스 종료가 거론될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게임 판매량이 예상치의 60%에 불과했다고 스퀘어에닉스가 실적발표를 통해 직접 언급할 정도였다.
EA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도 2천만 장이 팔려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1편 격인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은 5200만 장이 넘게 판매됐기 때문이다.
▲ 디즈니와 에픽게임즈 콜라보레이션 이미지. <디즈니>
디즈니가 에픽게임즈와 이례적으로 지분 투자를 포함한 전략적 협업 관계를 체결한 것은 이러한 성공사례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픽게임즈가 디즈니 IP 활용 게임에 사용된 게임 엔진 '언리얼엔진' 개발사라는 점도 이번 협력이 우수한 게임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디즈니는 포트나이트와 협업은 물론 다른 게임들에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왔다”며 “두 회사의 협력은 강력하고 상호 보완이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디즈니의 게임시장 본격 진출은 영상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디즈니 IP 경쟁력을 활용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도 분석된다.
지난해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인어공주’, ‘더 마블스’ 등은 모두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가장 최근작인 더 마블스는 흥행 성적이 간신히 2억 달러(약 2666억 원)를 넘겨 마블 영화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영화로 남았다.
디즈니가 7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 수도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0만 명 이상 줄었다.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99억8000만 달러(약 13조3053억 원)를 기록했다.
결국 디즈니가 보유한 유명 IP를 게임과 같은 분야에 더욱 폭넓게 활용하는 전략이 절실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해외 매체들은 에픽게임즈와 손을 잡은 디즈니의 게임사업 진출 확대 계획에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유럽 IT전문지 라디오쥬크박스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은 그동안 게임 이외에도 디즈니 테마파크에 전시된 ‘밀레니엄 팔콘’ 등 고품질 멀티미디어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며 “양사의 협력은 이들이 가진 스토리텔링 능력, 유저 경험, 기술 등을 모두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작 게임, 특히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대작 게임은 개발에 일반적으로 수 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 내에 디즈니IP를 활용한 에픽게임즈 신작이 다수 출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