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 사장은 올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층 강화된 HD현대건설기계의 주주환원 정책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건설기계 북미 공략 가속, 최철곤 시장 역성장 뚫고 실적 증가 자신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7일 HD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올해 북미 매출 비중을 높이고 중남미 진출을 확대해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불황을 극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건설기계 판매대수가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은 2024년 역성장을 기록한 뒤 꾸준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건설기계 판매대수는 2021년 71만7천대까지 늘었다가 2022년 63만9천 대, 2023년 55만1천 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51만7천 대 수준으로 감소한 뒤 2025년 52만9천대, 2026년 59만5천 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철곤 사장은 경영목표를 소폭 높여 잡았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매출 4조120억 원, 영업이익 2638억 원을 목표로 정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2.6% 늘어나는 것이다.

최 사장은 건설기계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주력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시장이 반등할 때 이익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그 일환으로 북미 메가 딜러를 추가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북미를 포함한 선진지역 매출 비중을 올해 42%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선진시장 매출비중은 2022년 31%에서 2023년 38%로 증가했다. 

이에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상반기 멕시코, 칠레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한 어태치먼트(부품)사업을 확대해 신규 매출을 창출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이와 함께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2025년에 맞춰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목표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울산캠퍼스 선진화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비 2141억 원을 들여 출하장 부지를 평탄화하고 생산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2023년 시작된 이 작업은 2025년 6월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현재 9600대 규모의 생산능력이 1만5400대까지 늘어난다. 

최 사장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HD현대건설이 추진하는 주주환원 정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전날(6일) 430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보통주 배당금 700원으로 총배당 규모는 127억 원이고 303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실시한다. 8월까지 6개월 동안 자사주를 매수한 뒤 지체없이 소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D현대건설기계의 2023년 연결 기준 순이익 1271억 원을 고려하면 주주환원율은 33.8% 수준이다. 
 
HD현대그룹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정도를 배당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순이익의 30%를 주주환원 정책에 쓴다는 의미로 보면 HD현대건설기계가 가이드라인을 충족한 셈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해마다 주주환원율(배당총액과 자사주매입 금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상승하고 있다. 

2024년 회계연도 배당 총액이 127억 원으로 2023년 회계연도 배당 총액 318억 원가량보다 낮아졌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에 303억 원을 쓰기로 하면서 주주환원율이 더 높아졌다. 

HD현대건설기계의 연결기준 배당성향(배당총액/순이익)을 보면 2022년 회계연도에 배당성향 20.16%, 2023년 28.56%로 상승했다. 주주환원 수준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2021년 11월 HD현대건설기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주주환원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2843억 원, 영업이익 1607억 원을 거뒀다. 이어 2022년에는 매출 3조5156억 원, 영업이익 1706억 원을 냈다. 

2023년에는 매출 3조8250원, 영업이익 257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50.8% 늘어난 것이다. 
 
HD현대건설기계 북미 공략 가속, 최철곤 시장 역성장 뚫고 실적 증가 자신

▲ 2022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위너(Winner)를 수상한 현대건설기계 차세대 미니굴착기. < HD현대건설기계>


최 사장은 이 성장기조를 유지하면 주주환원 정책을 위한 재원이 늘어난다. 주주환원율을 유지하더라도 이익이 늘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커진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HD현대건설기계의 주주환원 정책 재원은 순이익의 30%가 안팎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5년부터 시장 회복과 제품 라인업 확대로 주주환원 재원이 급증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2024년은 미국 대선, 전쟁 등의 변수가 많지만 HD현대인프라코어의 내재적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며 “탈중국 이후 보여준 라인업 확대와 시장 다변화 효과는 지속되고 있어 올해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철곤 사장은 부산기계공고와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창원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볼보건설기계그룹, 두산인프라코어를 거쳤다.

볼보건설기계 재직 시절엔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을 3개월에서 3주로 줄였다. 이를 기반으로 당시 회사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4%에서 14%까지 끌어올리며 업계에서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으로부터 생산혁신을 이끌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HD현대건설기계에 합류했다. 2021년 5월 현대건설기계에 글로벌생산혁신실 부사장으로 합류한 뒤 같은 해 11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2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