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00' 리서치헤드 긴급진단, “변동 장세 지속" "반도체 비중 늘려라”

▲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에 노출될 것으로 보면서 AI수요 확대 기대가 유효한 반도체 업종 비중 확대 전략을 주문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지수가 새해 들어 '나홀로 부진' 속에 2400선까지 후퇴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돌아오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헤드들은 급락세가 진정되더라도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추세적 반전 시기는 3월 이후가 될 것이란 판단이 우세했다.

22일 국내 대형증권사 4곳(한국투자·대신·하나·KB)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의 추세적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과 국내기업 실적개선 여부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92포인트(0.36%) 낮은 2469.69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1월 들어 7.5% 하락하면서 글로벌 최하위 수준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미국과 뉴욕증시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코스피 2400' 리서치헤드 긴급진단, “변동 장세 지속" "반도체 비중 늘려라”

▲ (사진 왼쪽부터)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 각 증권사 제공.

상당수 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가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으며 코스피지수의 차별적 급락세가 진정할 것으로 봤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연말 수급 계절성의 부작용, 수급압박이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방적인 코스피 약세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지수에 다소 과도한 단기 조정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며 “기업 이익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던 2013~2016년 박스권 사례를 참고할 때 코스피지수는 평균 적용치를 하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세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다소 이른 것으로 판단됐다.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만큼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다 최소 3월 이후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되면서 지난해 연말 상승랠리를 펼쳤던 주식시장은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되돌리며 연초 내림세로 돌아섰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결국 코스피 추세적 전환은 연준의 완화시점에 달렸다”며 “지난해 말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가 언급되자 국내증시는 일본은 물론 미국증시보다 강한 상승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실적시즌을 지나면서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일제히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했다. 

황승택 센터장은 “추세전환을 위해서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개선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추정치 기준으로 반도체 영업이익은 2024년 1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부동산 경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계부채와 각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부실 등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에 따라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받는 충격 강도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내국인의 투자여력이 약해지면서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3월 이후 추세적 반등 시도 예상, 3월 FOMC 주목" 

국내증시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기업실적을 확인한 뒤 3월 이후 추세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일 센터장은 “코스피지수는 2월까지는 조정구간을 거치고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과 중국 경기부양기대가 유입되면서 3월부터 추세반전을 모색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2400' 리서치헤드 긴급진단, “변동 장세 지속" "반도체 비중 늘려라”

▲ 3월 FOMC가 증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황 센터장은 “1월 FOMC 이후 3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되면서 지수가 저점을 형성할 수 있다”며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인 4월에 들어 상승 전환을 위한 반도체 이익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향후 3월 FOMC가 증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꼽힌다. 주식시장은 당초 연준이 3월 FOMC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3월 금리인하 확률을 40% 내외로 낮추고 있다.

김영일 센터장은 “2월 초 열리는 1월 FOMC에서 양적긴축(QT) 정책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2월말 중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의 2%대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날 수 있다”며 “3월20일 예정된 FOMC가 중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PCE,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지표 발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높아질 경우 증시가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동원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경기확장 사이클이 약 2년인 점을 감안하면 2024년 말~2025년 초쯤에 경기가 정점을 지날 것이다”며 “이 시기에 인플레이션 재확대로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부각되면 증시가 하락장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가 주요국 선거가 집중된 ‘선거의 해’인 만큼 정치 이벤트를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종우 센터장은 “한국은 4월 총선, 미국은 11월 대선이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어떤 정당이 입법부를 어느 정도 가져가는지에 따라 정책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계획을 잘 살피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시장 주도주에 집중, 반도체 비중 확대 필요“

상당수의 센터장들은 투자전략을 짜는 데 있어 시장 주도주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우선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에 따라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 후보로 꼽힌다. 김영일 센터장은 “2400선 전후 변동성을 활용해 주도주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최선호 업종은 반도체와 조선으로 가격 매력이 높아지면서 현 가격부터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 센터장도 “감산 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과 AI기술 발달에 따른 전방 수요 회복이 반도체 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로봇, 온디바이스AI 관련주도 주도주 후보로 제시됐다. 김동원 본부장은 “올해 중반부터는 경기민감주 강세에서 점차 주도주(개별주) 랠리로 넘어갈 전망이다”며 “주도주 후보 가운데 하나로 로봇, 온디바이스AI 관련주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 센터장은 “국내 대미국 수출비중이 대중국을 넘어섰다는 점을 투자전략의 아이디어로 삼을 수 있다”며 “대미국 수출금액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품목과 관련 업종인 기계, 방산, 화장품, 음식료와 같은 업종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