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차별화 전략으로 LG 바이오 작년 매출 1조, 연초 비만치료제 ‘잭팟’

▲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023년 괄목할 만한 성과로 비만치료제인 GLP-1 작용제를 선정했다. <사이언스 홈페이지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구광모 LG회장이 신사업으로 ABC(인공지능 AI, 바이오 Bio, 클린테크 Clean technology) 육성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2024년 초부터 ‘차별화’된 희귀비만증 치료제로 4천억 원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023년 괄목할 만한 성과(breakthrough)로 비만치료제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작용제를 선정했다. 이에 비만치료제가 2024년에도 주목받는 신약으로 기대를 모아왔는데 연초 국내에서 가장 먼저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된 것도 LG화학의 비만치료제라 앞으로 이어질 성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이번에 기술수출 된 LG화학의 비만치료제는 기존의 GLP-1 작용 주사치료제가 아닌 국내에서 최초 개발된 경구형의 희귀비만증 치료제로 구 회장의 ‘차별화’된 연구개발(R&D)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LG화학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화학이 희귀비만증 치료제를 개발한 것은 국내 최초의 연구결과물로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이번에 기술수출한 LB54640은 희귀비만증 치료제다. 희귀 비만증은 포만감 신호 유전자인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작용 경로 등 특정 유전자의 결함으로 식욕 제어에 이상이 생기는 희소 질환이다.

리듬 파마슈티컬스(이하 리듬 파마)는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세계 최초 MC4R 작용제인 ‘임시브리(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를 상용화한 이력이 있다. LG화학이 MC4R 작용 희귀비만증 치료제 LB54640의 기술계약을 리듬 파마와 체결한 이유다.

기존의 비만치료제는 GLP-1 작용 주사제제였지만 이번 LG화학이 개발한 LB54640은 MC4R에 작용하는 경구형 비만치료제라는 점에 특색이 있다.

구 회장은 바이오산업의 전망을 미리 알아보고 연구개발에 크게 투자해 왔다. 또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차별화’를 강조했는데 연초부터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리며 이른 성과가 나타났다.

이번에 수출된 희귀비만증 치료제 LB54640은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기술을 개발하고 수출을 결정했다.

리듬 파마에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 계약을 이전하며 최대 2억500만 달러(약 2700억 원)를 수령하는 계약으로 선급금로만 1억 달러(약 1300억 원)을 수령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이 완료되면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해마다 별도 수령하게 된다.
 
구광모 차별화 전략으로 LG 바이오 작년 매출 1조, 연초 비만치료제 ‘잭팟’

▲ LG화학 R&D 투자 및 인력 현황. < LG화학 홈페이지 갈무리>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LG화학 생명과학본부 매출은 매년 증가세에 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23년 약 1조2천억 원의 매출(시장전망치)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매출 1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R&D 투자액을 2021년 1조4천억 원에서 2022년 1조8천억 원으로 28.5% 증액했다. 2023년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도 1조5천억 원으로 지난해 증액된 액수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R&D 조직을 4개 팀으로 나누고 전체 인력도 2021년 6300명에서 2022년 7200명으로 14% 늘렸다. 

LG화학은 혁신 신약으로 비만치료제 외에 세포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구 회장이 비만치료제로 2024년 기분좋은 출발을 한데 이어 현재 개발중인 세포치료제 혁신신약으로 또다시 연내 ‘잭팟’을 터뜨릴지 관심이 모인다. 

LG화학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개발중인 세포치료제에 대해 “LG화학은 세포치료제 중에서도 항암제에 주력하고 있다”며 “항암제에는 여러 항암제가 있는데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면역항암제이지만 세포치료 항암제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면역세포를 조정해 암치료를 할 수 있는 가장 최신의 항암제”라고 설명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