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중국 게임주들의 주가 급락을 저점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국내외 증권사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산업에 대한 새 규제를 예고하며 얼어붙은 투자심리로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중국 새 게임규제안에 중학개미 안절부절, ‘저가매수 기회’ 무게 싣는 증권가

▲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건물 입구. <샹예뗸타이>


26일 중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2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의견수렴 초안)’을 발표했다.

총 8장 64조로 구성된 이 초안은 △매일 로그인, 첫 캐시(게임 내 현금성 화폐) 충전, 연속 캐시 충전 시 추가 캐시 보상 지급 불가 △투기 경매성 방식으로 고가 게임 자산을 거래하는 행위 금지 △캐시 충전 한도 설정 및 비이성적인 소비행위에 팝업 경고 표시 등 게임 기업이 지켜야 할 의무 조항을 담고 있다.

중국 게임주들의 주가가 즉각 반응했다. 22일 홍콩 증시에서 텅쉰(텐센트)과 왕이(넷이즈) 주가가 각각 12.35%, 24.60% 급락한 채 마감했으며 본토 증시에서도 10개가 넘는 게임 종목이 하한가까지 내리며 게임업 지수가 10% 넘게 하락마감했다. 

올해 중국 경제가 부진하면서 정부가 사기업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겠다 약속했으나 또다시 규제안을 들고 나오면서 게임 산업 투심이 급랭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증권업계와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오히려 걱정을 일축시키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이번 초안의 취지는 게임산업의 건강한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 중국 정부는 청소년들의 학업 이탈을 우려해 일부 연령을 대상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억압책을 쓴 적이 있으나 이번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동오증권의 쬬량죠우 애널리스트는 “과도한 캐시 충전에 대한 주의는 이미 2년 전부터 시행되던 것으로 새로울 게 없다”며 “초안의 취지는 게임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함이지 억제가 아니므로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만굉원증권의 위엔웨이쟈 애널리스트도 “일부 조항은 이미 존재하던 것으로 추가적인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며 ”원래 중국  게이머들의 캐시 충전 비중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초기 반향이 크자 국가신문출판서 측에서 23일 기업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등 중국 정부의 유화적인 분위기도 읽히고 있다.

실제로 국가신문출판서가 25일 105개의 중국산 게임에 판호를 발급했는데 처음으로 단일 차수 기준 판호 발급 갯수가 100개를 넘긴 것이다. 

신달증권의 뻥최이팅 애널리스트는 “판호의 안정적인 공급은 게임산업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며 “이번 판호 발표 결과로 볼 때 정부 당국의 게임산업에 대한 지원 의지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산업의 내년 전망도 밝아 게임주들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2년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10.3% 역성장했으나 올해엔 약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발표된 ‘2023년 중국게임산업보고’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게임 시장 매출은 3029억 위안(약 55조 원)으로 전년 대비 13.95%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3000억 위안 고지를 돌파했다. 또 중국 내 게임 이용자수는 6억6800만 명에 이르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같은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인 샹송캐피탈의 션밍 대표는“초안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냉기를 몰고왔지만 중국 게임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25일 쮜런왕뤄(巨人网络), 싼치후위(三七互娱), 완메이스졔(完美世界), 지비터(吉比特) 4개 게임사가 모두 최소 5천만~최대 2억 위안 규모에 이르는 자사주 매입 의사를 밝히며 투자자들 우려를 진정하고 나섰다.
 
중국 새 게임규제안에 중학개미 안절부절, ‘저가매수 기회’ 무게 싣는 증권가

▲ 쮜런왕뤄 등 게임 기업들이 지난 25일 자사주 매입 의사를 밝혔다. <신랑신원> 


실제로 중국 본토증시 게임주 주가는 지난 22, 25일 급락했으나 이날은 소폭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종목에 대한 저가매수는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초안으로 인해 주가에 타격을 받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사실이 알려지는 게임주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뿌춘구뻔(富春股份)은 2022년 게임 부문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88.59%에 달했다.

션죠타이위에(神州泰岳)도 마찬가지로 2022년 게임 부문에서 해외 매출이 85%에 이르렀다.

궈신증권은 “단기적으로 정책의 진행과정을 살펴본 뒤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좋은 게임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카이잉왕뤄, 싼치후위, 쮜런왕뤄, 타오지커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안재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 산업 규제안이 발표되면서 게임주가 큰 폭 하락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는 아직 의견 수렴중이라 발표했고 판호도 발급됐다는 점에서 충격은 일단락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장기적 관점에서 저가매수는 타당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정책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계속 확인해야 할 것"이라 보았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