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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선사 발주 확대 조짐, 하이투자 "한국 조선소의 대형 탱커 수주 증가할 것"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12-21 09: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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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탱커선사들의 발주 증가에 따라 국내 조선소들의 대형 탱커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올해 4분기 들어 탱커선사들이 발주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는 여전히 중국 조선사가 수주했지만 수에즈맥스(15만~16만 DWT) 발주는 중국 조선사가 아닌 한국의 대한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손에 들어갔다”며 “중국의 2026년 슬롯(건조공간)이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역(逆) 낙수효과'에 따라 한국 조선소의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탱커선사 발주 확대 조짐, 하이투자 "한국 조선소의 대형 탱커 수주 증가할 것"  
▲ 탱커선사 발주가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사진은 국내 조선소가 건조한 원유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 HD한국조선해양 >

변 연구원은 “폐쇄 조선소의 재가동 등 중국의 공급 증가 가능성이 여전한 리스크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관측되는 더 이상의 공급 증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대형 탱커 수주는 이제 시작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현재 탱커선사들은 자금 여력만 있으면 언제라도 신규 발주를 진행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조선사를 선호하지만 한국 조선사로도 발주 물량이 확대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 

이는 최근 탱커선사 유로나브 발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로나브는 12월 초대형원유운반선 1척과 수에즈맥스 2척을 발주했다. 초대형원유운반선은 중국 조선소에, 수에즈맥스는 한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수에즈맥스는 깊이가 20m인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 크기를 말한다. 수에즈맥스의 적재용량은 15만~16만 DWT로 초대형원유운반선(30만~32만 DWT)의 절반 수준이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촉발된 수에즈운하 봉쇄 사태도 탱커 발주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2021년 3월 에버그린호의 좌초로 수에즈운하가 폐쇄됐을 때 운하를 지나는 수에즈맥스급 탱커의 현물 운임은 1주일만에 평균 11~14% 급등한 적이 있다.  

클락슨을 비롯한 여러 선박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세계원유 물동량의 8~12%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수에즈운하 봉쇄 사태가 지속되면 현재 하루 5만 달러 수준인 수에즈맥스 운임이 20만 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변 연구원은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탱커 선사들에게는 운임 상승에 따른 현금 유입이 가속화할 수 있으며 현금 확보가 빨라질수록 신조선 발주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수요 증가도 탱커선 발주 증가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클락슨과 프론트라인은 2024년 말까지 129척의 초대형원유운반선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 연구원은 “당장 발주를 하더라도 세계조선소의 가장 빠른 납기는 2026년이기 때문에 2024년, 2025년 선대 부족에 따른 운임 상승은 피할 수 없다”며 “발주가 시간문제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높은 신조선가에 가로막혀 본격적 발주 증가는 시한폭탄처럼 뒤로 미뤄지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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