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해운항로 세미나, "평택항-미국 서부항 무탄소 운항해도 경쟁력 있어"

▲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 서부항만과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통한 평택항의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국회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의원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의 평택항이 미국 서부에 위치한 항만과 녹색해운항로로 이어지면 기후위기 대응 역량 및 자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녹색해운항로란 최소 두 항만 사이에 무탄소 연료 선박이 투입되고 각 항만이 100% 재생에너지 사용 설비로 가동되는 등의 요건을 갖춘 항로를 말한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의원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미국 서부항만과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통한 평택항의 경쟁력 강화 세미나’를 공동주최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개회사에서 “이번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부산항, 울산항, 마산항과 미국 시애틀항, 타코마항, 에버렛항 사이의 녹색해운항로 예비타당성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흐름에서 한국 자동차 수출입항 1위(물동량 기준)인 평택항이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국제 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해운항로 구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정훈 기후솔루션 해운팀장은 ‘평택항-미국 서부항 녹색해운항로 구축 필요성 : 자동차 운반선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하면서 국제 해운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택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염 팀장은 “정부는 국제 해운 온실가스 감축과 해운·항만 경쟁력을 위해 녹색해운항로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평택항이 미 서부의 타코마항, 포틀랜드항과 협력한다면 상호보완적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타코마항과 포틀랜드항은 평택항과 같이 자동차 수출입항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발제 뒤 패널토론에서 키스 레빗 미국 포틀랜드항 무역 및 경제개발 최고책임자는 녹색해운항로 구축이 경제 측면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평택항과의 녹색해운항로는 환경적 이익뿐 아니라 경제적 이익도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녹색해운항로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 연료 개발은 새로운 혁신을 촉진하고 지역사회와 공급망 전반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자동차선은 비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노선 전체를 녹색해운항로로 구성하기에는 전체 운영 선대의 상당 비율이 무탄소 선박이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을 확보하고 운영하는 비용에 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책연구기관에서도 녹색해운항로 구축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내놨다.

강무홍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는 "해운분야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선사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효과 있을지를 연구해 선사들의 추진 의지를 고취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