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택배 대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CJ대한통운, 한진 등 주요 택배서비스 기업들은 국내 물동량 성장 둔화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등장이라는 변화에 직면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 기업은 해외직구 증가에 주목해 해외직구 물품 국내배송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물류기업들이 해외직구 증가에 주목해 글로벌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국내 배송물량 유치를 위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물류기업과 협력해 물류센터를 운영하기로 가닥을 잡았는데 협력사로는 CJ대한통운이 거론된다.
CJ대한통운은 중국의 이커머스 알리바바그룹과 2022년 9월부터 손잡고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주문 배송을 처리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통관부터 배송까지 CJ대한통운의 물류서비스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협력관계를 지속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택배 서비스 사업을 하는 물류기업들이 해외직구 성장에 주목하고 해외 이커머스 국내 배송물량 유치에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인천공항특송센터. 이곳에서는 해외 이커머스를 통해 구입한 상품의 상품 통관을 담당하는 ICC(Inbound Custom Clearance)가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물류센터 운영을 전담한다면 CJ대한통운은 해외직구 배송물량 유치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물류센터 건립 이후의 협력관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현재 단계에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해외직구 배송물량은 올해 1분기 346만 박스에서 3분기 904만 박스로 급성장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6일 “CJ대한통운의 해외직구 물량 증가에 주목해야한다”며 “통관 물류처리 능력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은 통합 배송 브랜드 ‘오네’를 통해 2024년에는 당일배송 및 일요배송 사업을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배송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글로벌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이커머스를 통한 해외직구가 증가함에 따라 직구 물품 배송 물량은 당분간 이전 분기 대비 두 자릿 수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 한진의 인천공항 글로벌물류센터(GDC). 한진은 이커머스 물동량 확대에 대비해 특송장치장 반입라인을 증설했다.<한진>
한진도 해외직구 물량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진은 지난달 중국 물류기업 ‘AWOT’와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하고 각자의 서비스와 네트워크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중국의 유통 플랫폼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한진은 지난해 11월 해외직구 물동량을 처리하는 인천공항 글로벌복합물류센터(GDC) 내 특송장치장 반입라인을 2배 증설하는 등 해외직구 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왔다.
한진은 현재 해외직구 물량을 월 110만 상자까지 처리할 수 있는데 향후 월 220만 상자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IR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물류기업들의 전체 택배 물동량과 비교해 해외직구 배송물량은 비중이 적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한국무역통계포털에 따르면 이커머스를 이용한 수입은 2019년 1745만 건에서 2023년(1~10월) 2791만 건으로 늘어났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한국 해외직구 시장은 지난해 5조3000억원에서 올해 6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택배시장은 쿠팡의 제3자물류 사업 진출에 따라 경쟁구도가 바뀌고 있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