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영화 '서울의봄'의 흥행에 연말 극장 주변 상권에 화색이 돌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영화관 관객 수가 회복되지 못해 주변 상권도 위기를 겪어왔는데 모처럼 활기를 띄게 되자 영화관 사업의 반등을 내심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봄'으로 앵커테넌트 존재감 되찾은 영화관, 주변 상가 1천만 관객 응원

▲ 서울의봄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매진을 기록한 모습. <연합뉴스>


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봄'이 개봉 2주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500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의봄'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들이 관람을 전후해 극장 인근에서 식사와 쇼핑을 하면서 주위 상권들이 반짝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민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영화관산업은 박스오피스 매출 뿐 아니라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이 만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수적 지출을 수반한다”며 “영화관은 지역과 상당히 밀착된 사업이다”고 봤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봄은 3일까지 누적 관객 수 466만 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약 39만 명이 영화를 본 셈이다.

흥행영화에 목이 말랐던 영화관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인데 주변 상권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CJCGV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관객 2명이 극장을 1회 방문 시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5만6천 원으로 나타났다. 당시 티켓가격이 지금보다 낮았음을 고려하더라도 외식이나 쇼핑 등에 금액을 지출하는 금액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관은 부동산업계에서 대표적인 ‘앵커테넌트’로 상업용부동산 투자에서 핵심적으로 고려될 만큼 파급효과가 크다. 앵커테넌트란 넓은 지역으로부터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권력을 지닌 점포를 이른다.

국내 영화관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영화관 신규 출점 과정에서 건물주들의 유치 경쟁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코로나19의 확산 이전보다 극장의 모객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국내 영화관 관객수는 현재 회복세에 있지만 아직까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연간 국내 총 관객수는 2013년부터 2억 명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된 첫 해 2020년 595만 명, 2021년 605만 명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종식이 선언된 2022년 1억1280만 명까지 증가했으나 올해도 12월 3일까지 1억1053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의봄'으로 앵커테넌트 존재감 되찾은 영화관, 주변 상가 1천만 관객 응원

▲ 코로나19로 영화관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전 처럼 관객을 모으지 못하면서 모객력이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CGV강변. < CJCGV >



영화 기대작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는 등 부진이 장기화되자 기업 뿐 아니라 주변 상권은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봄을 통해 극장가의 부진이나 상권의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화관의 모객력이 아직 살아있음을 입증한 것은 의미가 있다.

영화관 관객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는 경쟁자로 부상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게선 기대하기 어려운 효과이기도 하다.

OTT의 경우 가성비가 높고 편의성이 월등하지만 소상공인들이 포진해 있는 지역상권으로서는 영화관의 흥행을 내심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자역 메가박스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A씨는 "추운 날씨에도 서울의봄 영화를 보고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며 "오시는 분들마다 영화 이야기를 하시는데 앞으로도 대박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