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바람' 거세지는 증권업계, 임기만료 앞둔 베테랑 CEO 긴장

▲ 여의도 증권가에 리더십 교체가 활발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여의도 증권가에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지면서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긴장하고 있다.

미래에셋, 메리츠에 이어 한국투자증권까지 증권가를 대표하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물러나면서다. 일부는 업황 부진을 뚫은 실적 선방에도 금융당국 제재 등 부정적인 이슈로 인해 향후 거취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내년 3월에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장석훈 삼성증권,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박봉권 교보증권, 김 신 SK증권, 곽봉석 DB금융투자, 임재택 한양증권 등 주요 증권사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의 거취에 유독 눈이 쏠리는 것은 여의도 증권가에 최근 리더십 교체 흐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사건사고도 잦았던 만큼 분위기 쇄신을 다짐하며 증권사 수장을 교체하기 좋은 시점이 됐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이 창립멤버로서 20년 이상 미래에셋증권을 이끌던 최현만 회장을 교체하면서 신호탄을 끊었다. 이후 메리츠증권에서 13년 장수 CEO 최희문 부회장이 대표직을 놓고 물러섰고, 한국투자증권도 5연임 CEO 정일문 사장을 교체하면서 흐름에 동참했다.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도 앞서 사임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 NH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은 우선 금융위원회의 최종 제재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세대교체 바람' 거세지는 증권업계, 임기만료 앞둔 베테랑 CEO 긴장

▲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29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제재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2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에 대한 최종 제재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이들에게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금융위원회에서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확정할 경우 금융사 임원은 이후 3~5년 동안 금융사 임원으로 재취업할 수 없다. 

특히 박정림 사장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사전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직무정지는 문책경고보다 높은 수준의 징계다. 

6년동안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정영채 사장에 대한 징계 수위는 따로 조정하지 않았다. 정 사장은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교체되면서 현직 증권업계 최장수 CEO가 됐다. 

NH투자증권 실적이 올해 빠르게 개선되는 등 경영성과를 입증받은 점은 긍정적이다. 정 사장의 연임 변수는 금융위원회 최종 제재 수위에 이어 세대교체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앞서 NH투자증권에서 처음으로 세번째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도 불투명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하이투자증권이 최근 징계성 인사를 한차례 단행한 가운데 리더십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 인사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리테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호실적을 낸 데다 내부통제 이슈에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삼성그룹 내 세대교체 가능성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도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최근 대신증권이 내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목표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리더십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에 대해서도 연임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부터 단일 대표를 맡은 만큼 임기가 길지 않았고 사적화해에 따른 일회성 충당금을 제외하면 경영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희경 기자